오바마 ‘열쇠고리 쇼핑’ 19일 취임 뒤 첫 해외방문으로 캐나다 오타와에 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예고 없이 한 기념품점에 들러 열쇠고리를 산 뒤, 돈을 지불하기 위해 캐나다 달러를 세고 있다. 오타와/AP 연합
첫 해외방문 캐나다서 ‘예상 깨고’ 제기
“노동·환경조항 본협정에 포함시킬 생각”
* 나프타 : 북미자유무역협정
“노동·환경조항 본협정에 포함시킬 생각”
* 나프타 : 북미자유무역협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첫 해외 방문지인 캐나다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에 강화된 노동·환경 조항을 담는 재협상에 나설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밝힌 또다른 공약사항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정상회담에서 나프타 문제를 제기했다”며 “노동과 환경 조항을 다룬 부속합의서 내용이 효과적으로 시행되도록 협정에 포함시킬 생각”이라고 밝혀 재협상 의지를 분명히 했다. 1988년 서명된 나프타는 노동·환경 관련 조항을 본협정이 아닌 부속합의서에 규정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캐나다 정부를 의식해 “양국 보좌관들과 경제팀이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중요한 무역관계에 혼란을 초래하지 않는 방법으로 이 일을 시작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보호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하퍼 총리에게 양국간 무역이 늘어나기를 원하며 줄어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하퍼 총리는 “두 나라는 매우 복잡한 전체 나프타를 재협상하지 않고 일부 우려를 해소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해, 나프타 재협상을 둘러싼 양국간 분열 모습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 경기부양법안에서 공공건설 사업에 자국산 자재 우선구매를 규정한 ‘바이 아메리카’ 조항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와 나프타의 의무를 준수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해, 최대 교역국인 캐나다의 우려를 해소하려는 자세를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당시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공약을 내놓았지만, 최근 경제위기로 세계 교역이 감소하고 있어 재협상 문제를 우선과제로 제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발표로 그가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공약을 정책과제로 분명히 설정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는 후보 시절 비준동의안이 의회에 제출되지도 않은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아주 결함있는 협정”이라며 재협상 뜻을 밝혔다. 그는 “자동차 관련조항이 불공정하게 한국 쪽에 유리하게 치우쳐 있고, 미국산 공산품과 농산물이 효과적, 구속력 있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기에 부족하다”고 재협상 분야를 지목하기도 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자유무역협정을 총괄하는 통상대표 대표와 상무장관 자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양국에 도움되는 방식으로 무역 확대”라고 에둘러 표현하는 등 한국 정부가 강력하게 반발하는 재협상을 아직 공식적으로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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