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선물 풀고
‘동맹강화’ 요구 당당
‘동맹강화’ 요구 당당
‘부드러운 압박.’
첫 해외순방 방문지로 일본을 택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2박3일간의 일본 방문을 마치고 다음 방문지인 인도네시아로 출발했다. 그는 일본 중시의 자세를 드러내면서도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경제위기 타개 등에서 일본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는 양면전략을 구사했다.
클린턴 장관은 우선 17일 나카소네 히로후미 외상과의 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첫 백악관 정상회담인 미-일 정상회담(24일) 선물을 선사했다. 빌 클린턴 전 민주당 정부 시절의 ‘일본보다 중국 중시’ 외교가 오바마 정권에서도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일본 국내의 여론을 무마하고 대일중시 자세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또 이른바 군사력 편중에서 벗어나 외교와 군사, 문화를 조합한 ‘소프트 파워’ 외교를 살짝 엿보이기도 했다. 그는 “메이지신궁이 상징하는 평화와 번영의 개념은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이기도 하다”며 “좀더 균형을 취하고 좀더 조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7일 아침 숙소인 호텔에서 일반 손님들과 기념촬영에 스스럼없이 응하고 시종 웃는 모습을 보여줬다.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나카소네 외상에게 아프간과 파카스탄의 정책검토에 참가를 요구했다”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 주둔 미 해병대의 괌 이전은 동맹의 핵심에 관한 문제다”라며 일본에 대한 요구사항도 당당히 거론했다. 아프간 전쟁과 관련해, 의료와 경제, 교육 등 민생분야에 대한 지원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군사분야에 대한 참여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후텐마 기지는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 대통령 시대인 1996년 합의한 이래 10년 이상에 걸쳐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는 미-일 핵심 현안의 하나다. 일본을 첫 방문지로 선택해 일본 중시 입장을 보인 만큼 일본도 행동으로 보답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중시하는 일본의 입장을 고려해 “납치문제를 6자회담에서 다룬다”고 지원 뜻을 분명히 밝혔다.
클린턴 장관이 이번 방문 중 일본에 내심 가장 기대를 거는 부분은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이다. 그는 “세계 1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미국과 일본에 책임이 있다”며 세계 금융위기의 극복에 일본이 공헌하기를 기대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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