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늘고 “돈 아끼자” 많아져
세계경제가 깊은 침체 속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미국에선 온라인데이트 산업이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달 실업자 수가 60만명에 육박하고 국가 부채가 10조 7000억 달러에 이르는 상황에서, 온라인 연애산업은 오히려 활황세를 누리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2일 전했다.
무료 인터넷 중매사이트 플렌티오피시의 대표인 마커스 프린드는 “불황기에는 사람들이 외식을 하거나 바에 가서 돈을 쓰려 하지 않는 대신, 온라인 접속으로 데이트 상대를 만나려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에 전년 대비 77%의 방문객 증가율을 보였고, 특히 마지막 4분기에만 방문객이 32%나 늘었다. 스피드데이트닷컴도 지난해 10월 하루 평균 온라인 만남이 8만건이었던 것이 최근 들어 60%나 급증한 13만건에 이르렀고, 퍼펙트매치닷컴 역시 지난해 4분기 신규 회원수가 전년 대비 51%나 증가했다.
온라인데이트 산업의 호황은 실업과 불완전고용이 늘면서 사람들이 웹서핑할 시간이 많아진데다, 온라인데이트가 실제 만남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독신자들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위안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대학의 페퍼 슈워츠 교수(사회학)는 “돈이 부족하거나 수입이 불안정한 시절에는 사람들은 혼자 지내는 것을 싫어한다”면서 “당신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를 때, 사랑이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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