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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오바마 취임 세계 각국 반응

등록 2009-01-21 03:52

 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20일 전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축하 인사를 보냈다.

 미국의 오랜 우방인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는 이날 오바마에게 보낸 축하 편지에서 중동사태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문제, 경제위기 등 현안을 풀기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오바마에게 별도의 사신을 보내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고 행운을 기원했다고 버킹엄궁이 밝혔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이 “미국에 진정으로 위대한 시간”이라면서 오바마 새 대통령이 국제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을 희망했다. 그는 이날 독일 공영 <아에르데>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오바마가 세계 각국의 동맹국들과 협의하고 협력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 외교정책을 일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국 간 협력 개선을 기대하는 분야로 그는 아프가니스탄, 이란 문제와 러시아 관계를 꼽았으며, 미국이 요구하는 아프간 추가 파병에 대해서는 단호한 거부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경제위기와 관련, 그는 미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에 대해 지원하는 것은 공정경쟁을 왜곡해 장기적 해결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취임 이래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강조해 온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세계를 변화시키는데 앞장서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과 적극 협력할 용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교장관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전 세계와 함께 축하한다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요술 지팡이를 갖고 있지 않다”는 말로 섣부른 기대에 대해 선을 그었다.

 가톨릭계를 대표하는 교황 베네딕토 16세는오바마 대통령에게 세계의 평화를 증진시키고 전 세계 기아와 빈곤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했다.

 중국도 미국과의 관계를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미 관계는 과거를 계승하고 미래를 개척하려는 아주 중요한 단계에 있다”며 “양국 관계를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것은 양국 인민들의 기본적인 이익에 부합하는 것일 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에 대만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 신중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대만에 대한 무기수출을 중단하고 대만과의 군사훈련도 중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동에서는 축하와 충고가 교차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을 미국 역사상 ‘위대한 날’이라고 평가하며 “오바마가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모든 인류와 국가, 인종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지 부시 전임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이란은 외무부 성명을 통해 “오바마 당선인이 이란에 대해 올바른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마누체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오바마가 적대감과 미국의 주도권을 버리는 방향으로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우리 역시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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