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가자지구 북부의 가자시티를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가운데)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붕괴된 유엔 본부를 침통한 표정으로 둘러보고 있다. 가자/AP 연합
“완전한 규명 필요” 공식언급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가자지구의 유엔 건물을 이스라엘이 폭격한 것에 대해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처음으로 직접 언급했다.
반 총장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에 들어간 지 사흘 만인 20일 국제기구의 주요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가자지구를 방문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무너진 유엔 본부와 40여명이 숨진 두 곳의 유엔 학교를 돌아 본 뒤 눈에 띄게 불쾌해진 표정으로 “유엔(건물)에 대한 공격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적절한 사법 절차를 통한 완전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강하게 촉구했다.
그는 파괴된 곳의 일부분만 둘러봤을 뿐이지만 피해 상황이 “충격적이고 놀랍다”며, “가슴 아픈 현장들을 보았고, 오늘 내가 목격한 것들에 대해 매우 침통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가자지구 사태가 (국제사회) ‘공동의 정치적 실패’라며, 자신의 가자지구 방문 결과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포함한 각국 지도자들과 공유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반 총장의 유엔 건물 폭격에 대한 진상 규명 요구에 앞서, 지난주 리처드 포크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조사관도 “이스라엘군의 초기 공격과 현재 사용 중인 전술 모두가 유엔 헌장과 제네바협약,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충분한 근거들이 있다”며 유엔이 전쟁범죄 의혹에 대한 조사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비친 바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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