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소형차시장 개척 ‘활력’
이탈리아의 자동차 제조업체 피아트가 미국 크라이슬러 자동차의 지분 35%를 인수하기로 했다.
피아트와 크라이슬러는 20일, 크라이슬러의 지분 인수와 두 회사의 기술과 자동차 생산기반을 공유한다는 내용이 담긴 법적 구속력이 없는 계약에 서명했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피아트는 앞으로도 크라이슬러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계약 내용을 보면,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의 지분 인수의 대가로 현금을 투입하는 대신 자사의 소형차 및 환경친화적 차량 생산기반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기술 제휴를 통해 피아트 차종 엔진과 변속기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된 크라이슬러는 공장의 일부 라인을 소형차 생산라인으로 바꿔 소형차 엔진과 기어 등을 생산해 전륜 구동 소형차와 연비가 좋은 차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 크라이슬러는 이를 통해 북미 시장을 탈피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대신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의 판매망 등을 통해 북미 소형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피아트는 그동안 자사의 차량인 피아트500과 알파로메오를 북미 시장에 출시할 뜻을 비춰온 바 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전년 대비 30% 가량 격감해 미국 정부로부터 4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바 있다. 로버트 나델리 크라이슬러 회장은 이날 피아트와의 제휴를 통해 “크라이슬러 브랜드의 장기적 생존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납세자들에게 빌린 돈을 반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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