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자체가 승리’ 평가
“저항 무기력해” 비판도
“저항 무기력해” 비판도
하마스는 군사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폐허가 된 가자지구의 재건이라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다만 ‘생존 자체가 승리’라는 평가를 받아 온 하마스가 정치적으로는 잃은 것은 많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번 침공으로 하마스는 얼마나 많은 무장대원을 잃었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스라엘군은 그 수를 최소한 500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 사망자는 10명뿐이다. 특히 하마스 서열 5위인 니자르 라이얀과 서열 3위인 사이드 시암 내무장관 등 고위급 지도자들이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사망했다. 무기 밀반입 통로였던 땅굴들이 대거 파괴된 것도 하마스의 군사력에 큰 손실을 입혔다.
그렇지만 하마스의 정치적 입지는 더 공고해졌다는 분석들이 쏟아진다. 가자지구의 왈리드 알무달라이 이슬람대 교수(정치학)는 “이스라엘군의 무자비한 공격에도 하마스가 권력 기반을 잃을 것 같지는 않다”며 “하마스는 어떻게 조직을 재건해야 할지를 잘 아는 비밀 저항운동 조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민들도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을 원망하며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고 있다. 가자시티 주민인 와엘 아브 라테프(38)는 <가디언>에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아닌,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향해 공격을 벌였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지난 16일 아랍 정상회의에도 처음으로 참석하는 등 정치적 입지를 넓혔다. 아울러 또다른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이스라엘의 침공을 수수방관한 파타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면서 하마스에 대한 지지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하마스의 저항이 군사적으로 너무나 무력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가자 주민 아흐메드 타프위크(27)는 <가디언>에 “우리를 구해주겠다고 했던 하마스의 저항운동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많은 희생을 치르고도, 주민들의 삶을 처참하게 만든 봉쇄를 풀지 못했다는 책임론도 제기될 수 있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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