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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전쟁 아닌 학살에 가까워”

등록 2009-01-18 21:47수정 2009-01-18 23:27

팔레스타인 사망자 1200명 이상…
이스라엘 13명 불과

“언제부터 미국이 ‘테러리스트’를 감싸고 돌았냐?”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지난 16일 미국 워싱턴의 기자회견장에서 ‘테러리스트’에 비유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날 많은 기자들은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과 민간인 학살을 비난하는 인권단체들의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리브니를 압박했고, 일부 기자들은 가자지구 취재활동을 통제한 이스라엘을 짐바브웨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에 비유했다. 기자회견장 바깥에선 “이 건물에 전쟁범죄자가 있다”는 반전단체 시위대의 외침이 이어졌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두 남자가 18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가자시티의 한 건물에서 사망자들의 주검을 찾던 중 억누를 길 없는 슬픔에 잠긴 채 서로 끌어안고 위로하고 있다. 가자시티/AP 연합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두 남자가 18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가자시티의 한 건물에서 사망자들의 주검을 찾던 중 억누를 길 없는 슬픔에 잠긴 채 서로 끌어안고 위로하고 있다. 가자시티/AP 연합

22일간의 가자 침공 뒤,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의 집계를 따, 17일 현재 팔레스타인인 사망자는 1245명이라고 전했다. 이 중 절반가량이 민간인이며, 부상자도 5300명 이상이다. 반면 이스라엘쪽 사망자는 민간인 3명을 포함한 13명에 그쳤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유엔 학교와 유엔 건물, 병원과 언론인 시설 등을 가리지 않은 무차별 공습을 일삼았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부모를 잃은 조카 세 명을 돌보고 있는 사베르 아부 아쉬에(49)는 <에이피>(AP) 통신에 “전쟁이 아닌 대규모 학살”이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존 깅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 대표는 “무고한 시민들의 죽음에 이스라엘이 답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17일 “수십년간 전례가 없었던 수준의 폭력이 가자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가장 강력한 어조로 이 분노스러운 폭격을 비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도 가자에서 유엔 학교 네 곳 이상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당해, 아이 둘이 숨졌다. 이 중 한 곳의 학교에선 16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대피 중이었다.

이스라엘이 휴전선언을 한 것도 국제사회의 압력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18일 “이스라엘 당국이 가자에서 벌어진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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