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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반전시위 ‘귀막은’ 이스라엘, 시가전 확대

등록 2009-01-11 19:25수정 2009-01-11 23:37

11일 가장 격렬한 격투…하마스 “협상기회 없애”
영·프 “학살중단” 폭력시위도…중동갈등 최고조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와의 도심 시가전을 의미하는 ‘3단계 작전’을 예고하면서 가자 공격의 수위를 더욱 높여가 양쪽의 희생이 커질 전망이다. 도심과 난민캠프에서 교전이 벌어질 경우 민간인의 피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평화협상의 가능성이 더 멀어진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반이스라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무장세력은 11일 가자시티 외곽에서 이스라엘이 지난 3일 지상군을 투입한 이래 가장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접전은 이스라엘군 보병과 탱크들이 새벽에 가자시티로 진입하면서 시작됐으며, 이스라엘군은 오후 들어 가자시티 남부의 일부 건물들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선 ‘다윗의 별’ 대신 나치 독일의 상징인 스바스티카 문양을 가운데 집어넣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이스라엘의 민간인 살상이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학살과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바르셀로나/AP 연합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선 ‘다윗의 별’ 대신 나치 독일의 상징인 스바스티카 문양을 가운데 집어넣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이스라엘의 민간인 살상이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학살과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바르셀로나/AP 연합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11일 “이스라엘은 수일 안에 하마스가 가자지구로 무기를 밀반입하는 것을 국제사회가 제재하도록 이집트를 압박하는 쪽으로 군사적, 외교적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마스도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시리아에 망명 중인 하마스 최고 지도자 칼레드 마샬은 앞서 10일 <알자지라>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이스라엘이 가자 땅에서 홀로코스트를 자행하고 있으며 문제 해결과 협상의 마지막 기회를 없애버렸다”고 비난하고 “저항운동의 가장 엄혹한 순간을 맞고 있는 만큼 팔레스타인과 아랍의 새로운 인티파다를 원한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엔 관계자는 10일 <비비시>(BBC) 방송에 “가자 상황이 대재앙의 최정점에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알쿼즈 병원의 한 의사는 “쥐와 개들이 시체들을 뜯어 먹는 것을 동료들이 봤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고 <에이피>에 참상을 전했다.

영국 런던에서 10일 반이스라엘 시위대가 스타벅스 매장의 유리창을 부수고 있다. 이날 세계 곳곳에서 “스타벅스와 맥도널드가 이스라엘 군에 기부한다”는 소문이 나왔으나, 두 회사 모두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런던/AP 연합
영국 런던에서 10일 반이스라엘 시위대가 스타벅스 매장의 유리창을 부수고 있다. 이날 세계 곳곳에서 “스타벅스와 맥도널드가 이스라엘 군에 기부한다”는 소문이 나왔으나, 두 회사 모두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런던/AP 연합

이스라엘의 가자침공을 비난하는 시위도 전세계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주말 동안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에서는 수십만명이 시위를 벌였으며, 이스라엘 좌파진영도 11일 첫 반전 시위에 나섰다.

프랑스에서는 10일 파리(3만명), 리옹(1만명) 등 12만여명이 이스라엘 비난 시위를 벌였다고 <아에프페>가 전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하이드파크에서 이스라엘대사관까지 1만2천여명이 행진했으며, 독일에서도 전국적으로 3만5천여명이 반이스라엘 시위에 참가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스페인 마드리드, 폴란드 바르샤바, 노르웨이 오슬로, 스웨덴 스톡홀름, 그리스 아테네 등 주요 도시에서도 수백 내지 수천명 단위의 시위대가 이스라엘대사관 폐쇄와 무역중단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학살을 중단하라” “이스라엘 살인자”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등을 외치거나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지지자들이 10일 남부 나바티예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시위에서 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2만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나바티예/AP 연합
레바논의 헤즈볼라 지지자들이 10일 남부 나바티예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시위에서 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2만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나바티예/AP 연합

이스라엘에서는 10일 밤 텔아비브의 국방부 청사 앞에서 인권단체인 ‘피스 나우’ 주최로 600여명이 반전 시위를 벌였다고 일간 <예루살렘포스트>가 전했다. 야리브 오펜하이머 ‘피스 나우’ 사무총장은 “휴전 요구는 반이스라엘군 운동이 아니다”라며 “병사들이 더이상 목숨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좌파 정당인 메레츠는 이날 성명에서 “전쟁을 지속하는 것은 국익에 반한다”며 “많은 인명손실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일준 김순배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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