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리쿠드당, 여론조사 선두
집권당, 침공으로 반전 노려
집권당, 침공으로 반전 노려
지난 12월26일,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와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 등 이스라엘 내각의 최고위 3인방이 비밀리에 만났다. 이 자리에선 가자지구 공습의 목표지점들이 결정됐다. 불과 몇시간 뒤, 가자지구는 생지옥으로 변했다.
해를 넘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뒤편에선, 오는 2월10일 총선을 앞두고 강경노선으로 유권자의 환심을 사려는 이스라엘 정치인 3인방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31일 전했다.
이스라엘에선 선거 전 벌어진 전쟁이 더 강경한 후보의 승리로 이어지곤 했다. 총선 출마를 앞둔 중도 성향의 바라크(노동당)와 리브니(집권 카디마당)는 지난 3년간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는 점에서 불리한 처지였다. 대신, 우익 리쿠드당의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는 하마스와 헤즈볼라, 시리아, 이란 등에 대한 초강경 노선으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왔다.
하지만, 가자공습 뒤 리브니의 카디마당은 리쿠드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상당부분 좁혔다. 고전을 면치 못해온 바라크의 노동당도 기대의석 수가 며칠새 10석(전체의석 120석)에서 15석으로 뛰었다. 28일 이스라엘 방송의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인 81%가 가자지구 공습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득표를 위한 ‘강경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가 제안한 48시간 휴전 제안도 31일 거부했다.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는 않을 계획이지만, 부패 혐의로 기소될 위험에 놓여 있는 올메르트 총리도 강경노선으로 얻을 게 많다. 2006년 레바논 공격 ‘실패’로 정치적 위기에 놓였던 그는 이번 가자지구 침공을 마지막 명예회복 기회로 삼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돌아갔다. 팔레스타인 정치인인 무스타파 바르구티는 “이스라엘 정치인들은 그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팔레스타인인들을 대량 학살해왔다”고 비난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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