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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반미 경제블록’ 탄생하나 관심

등록 2005-05-09 18:09수정 2005-05-09 18:09

아랍-남미 34개국 브라질서 오늘 첫 정상회담
미국 의식 일부국가 정상 불참의사 통보

거대한 ‘자원 대륙’인 중남미와 중동의 34개국이 10~11일 브라질에서 사상 첫 정상회담을 연다. 두 지역의 경제협력이 주된 의제이지만, 서방 언론들은 두 ‘반미 블록’의 정치협력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미국에 대항할 아랍-중남미 경제블록”을 주창하며 2년여 이번 회담 성사에 공을 들여왔다. 회담의 의제 역시 지하자원이 풍부한 두 대륙이 그동안 미미했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이집트의 중남미 수출은 전체 수출액의 1% 수준이고, 브라질의 중동 수출규모는 연간 4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브라질 국영 <아젠시아통신>은 9일 외교부 관계자의 말을 따, 이번 회담에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걸프협력회의(GCC)가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탈미-독자노선의 중남미와 반미 정서가 강한 아랍권의 첫 만남을 바라보는 미국의 심기는 불편하다. 미국이 지난 3월 참관자 자격의 회담 참가를 요청한 것도, 이번 회담에서 이라크나 팔레스타인 문제 등 민감한 국제 현안에 대해 두 지역의 ‘한목소리’를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프린스턴대 중동전문가 아마니 야말은 <에이피통신>에 “두 지역이 서방에 의해 개발됐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 국제사회에서의 주도권을 다시 설정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조지타운대 중동분석가 타리크 요제프는 “중남미(의 독자노선)는 아랍권이 본받을 훌륭한 사례”라고 평했다.

브라질 외교부 관계자는 회담 마지막날 발표될 공동성명에 대해 “경제협력과 빈곤퇴치 등 사회적 의제가 초점”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어려운 정치 현안들을 비켜가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요 브라질 언론들은 팔레스타인 정착촌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등을 공동성명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며, “주목할 만한 정치적 선언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명실상부한 정상회담이 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는 8일 브라질을 제외한 33개 초청국 가운데, 지금까지 국가 정상이 참석 의사를 밝힌 곳은 열여섯 나라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정상이 참석하지 못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미국과 정치적으로 밀접한 곳이다. 이는 이번 회담에 옵저버 자격으로 참가를 요청했다 거부당한 미국의 ‘보이지 않는 압력’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아랍권 초청국 22곳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은 정상 대신 각료급 대표가 참석하며, 중남미 11곳 중에서는 에콰도르, 수리남, 콜롬비아 등이 정상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브라질 정부 관계자는 “(초청국에 대해) 미국 정부가 개입한 흔적은 없다”면서도, “회담에서 미국 및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이 쏟아질 것을 우려해 무언의 압력이 가해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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