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 / 박쥐 / 벌
지구상에서 절대로 사라져선 안 될 동·식물은 무엇일까?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멸종 위기에 놓인 동식물 보고서’(레드 리스트)에 따르면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 동·식물 869종이 멸종됐고, 1만7천여종이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식물 전문가 5명이 절대로 사라져선 안될 동·식물로 영장류와 박쥐, 벌, 균류, 플랑크톤을 꼽았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5일 보도했다.
영장류는 394종 가운데 114종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 사냥과 서식지 파괴가 주요인이다. 인류와 가장 가까운 종인 영장류는 인간의 유전자와 90% 이상이 일치해, 영장류 연구는 인류의 기원과 문화 발달 과정에 대한 통찰력을 줄 수 있다. 영장류는 열대 우림 존속에도 필수적이다. 이들은 과일 등을 먹고 배설해 씨앗을 뿌리는 역할을 한다. 르완다나 우간다 등 일부 국가는 영장류 관광을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박쥐는 5종 가운데 1종이 멸종 위기다. 서식지 파괴와 ‘드라큐라 전설’로 인한 인간들의 핍박이 원인이다. 하지만 정작 흡혈 박쥐는 1종 뿐이다. 고도의 진화 과정을 거친 박쥐는 곤충의 개체를 통제하는 역할도 하며, 식물의 수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벌이 사라진다면 인간은 굶어죽을 수 있다. 2만종에 달하는 벌은 최근 질병과 기후변화로 인해 개체수가 80% 가량 줄었다. 꽃가루의 주 매개자인 벌이 사라진다면 수분을 전적으로 벌에 의존하는 아몬드와 복숭아, 아보카도, 살구 등도 함께 사라질 전망이다.
균류 덕분에 6억년 전 육상 식물이 생겨날 수 있었다. 균류는 식물이 흙에서 영양분과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죽은 동·식물을 분해하는 ‘자연의 청소부’ 역할을 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지구 산소의 절반 분량을 만들어 낸다. 또 원생동물부터 해파리, 크릴새우 등에 이르는 동물성 플랑크톤은 해양 식물 먹이사슬의 기본이 돼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균류 / 식물성 플랑크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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