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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 메드베데프, 대통령 임기 연장안 제출

등록 2008-11-12 01:34

4년→6년으로…푸틴 대통령 복귀 포석인 듯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대통령 임기를 현행 4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는 법안을 국가 두마(하원)에 제출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크렘린궁의 발표를 인용해 긴급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주 대국민 연설에서 대통령 임기를 2년 연장하는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당시 영국 일간 <가디언>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국가의 안정을 확보하고 거대한 세계적 도전에 맞서기 위해 임기 연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나, 정치 평론가들은 그런 제안이 러시아가 전체주의로 향하고 있다는 더 분명한 증거라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통령 임기 연장 구상은 지난 3월 정치적 후계자인 메드베데프에게 대통령직을 넘겨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다시 대통령으로 복귀하기 위한 수순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한 보좌관은 “이번 개헌안이 오는 2012년 임기 만료 예정인 현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임기 연장이 사실상 푸틴 총리의 복귀를 위한 포석임을 내비쳤다.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도 최근 크렘린궁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임기연장안이 조만간 대통령 선거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푸틴의 대통령직 복귀를 위한 계획의 일부”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르면 2009년에 사임해 푸틴 총리의 대통령 복귀를 위한 길을 닦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푸틴 총리의 인기가 여전히 80%를 넘을만큼 압도적인데다,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이 의회 과반을 점하고 있다. 대통령 임기 개헌안이 의회 본회의에 상정만 되면 통과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현행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의 연임까지만 허용하고 있지만 전직 대통령의 복귀를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푸틴 총리가 대통령이 될 경우 최대 12년 동안 다시 최고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푸틴 총리 자신도 권좌 복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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