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미국 정부, 은행주식 직접 매입” 긴급성명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긴급 성명도 전세계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진 못했다.
부시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국 정부가 위기를 해결하기에 충분히 공세적인 금융구제 정책을 갖고 있지만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국민들의 인내를 촉구했다.
그는 이날 전세계 7개 중앙은행의 동시 금리인하 조처를 비롯해 기업어음(CP) 직접 매입 정책과 증시 투기 세력에 대한 엄단 방침 등, 미 정부가 취하고 있는 금융위기 대책을 일일이 나열하며 국민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특히 그는 “지난주 발효된 7천억달러의 구제금융안을 통해 재무부가 금융기관의 주식을 매입(재자본화 계획)하는 등, 은행의 자본 확충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조처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발혔다. 미 정부가 은행의 주식을 직접 매입할 것이란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이 나온 적이 있지만, 부시가 직접 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부시는 또 주요 7국(G7) 재무장관 회담 등이 열린다는 점 지적하며 “주요 서방 선진국들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공포 확산을 막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투자자와 일반 국민들의 경제에 대한 높은 불안감이 금융시장의 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이날 그의 말대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증시는 불안을 안고 추락했다.
미 증시의 다우지수는 이날 개장 벨이 울리기 무섭게 7.9%(682)나 빠지며 장 초반 7800선대로 무너졌다가, 일시적으로 낙폭을 크게 줄였지만 또다시 폭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전날 ‘검은 월요일’ 이후 가장 큰 폭인 7.33%(678.91)가 빠지며 5년 만에 처음으로 9천선이 깨진 데 이어, 단 하루 만에 8천선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처했다.
미국보다 5~6시간 먼저 열린 유럽 증시도 개장 초부터 크게 폭락했다. 영국의 에프티에스이(FTSE) 지수는 장 초반 10% 가량 떨어진 뒤 낙폭을 줄여가다 미국 증시 개장 이후 다시 떨어져, 전날보다 8.85% 하락한 3932.06으로 장을 마감했다. 에프티에스이 지수가 4천선 밑으로 떨어진 건 5년 3개월 만이다. 독일의 닥스(DAX) 지수와 프랑스 세아세(CAC) 지수도 이날 각각 7.01%, 7.73%나 떨어졌다.
앞서 마감한 아시아 증시에서도 한국 코스피지수가 4.13%(53.42) 빠진 1241.47로 장을 끝내는 등 폭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전날보다 9.62%(881.06)가 빠진 8276.43으로 마쳤고,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는 공황 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주식 거래를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전세계의 공조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10일 부시 대통령과 주요 7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담을 시작으로, 11일에는 주요 7국과 한국 등 13개 신흥경제국들이 참여하는 주요 20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비롯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잇따라 열린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이런 가운데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전세계의 공조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10일 부시 대통령과 주요 7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담을 시작으로, 11일에는 주요 7국과 한국 등 13개 신흥경제국들이 참여하는 주요 20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비롯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잇따라 열린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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