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선박·선원 몸값 2천만달러 요구…보통의 10여배
수출용 군사무기를 실은 우크라이나 선박을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이 선박과 선원들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미화 2천만 달러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5일 소말리아 연안에서 파이나호를 납치한 해적들은 3척의 외국 군함들에 포위돼 있는 상황에서도 이처럼 대담한 요구를 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8일 전했다.
해적 대변인인 수굴레 알리는 28일 이 통신과의 위성전화 통화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2천만달러를 원한다”면서 “선박과 선원은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알리는 자신들이 군함에 포위됐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상황을 겁내지 않으며 몸값 요구를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음식 공급이 부족하지 않으며, 피랍선원들은 모두 건강하게 보호하고 있다”고 했다가, 나중에 “선원 한 명이 총격이나 폭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연사’했다”고 덧붙였다.
파이나호에는 케냐 정부가 주문한 러시아제 T-72 탱크 33대와 부품, 그리고 상당량의 탄약이 실려 있으며, 이 배에 승선한 선원은 우크라이나인 17명, 러시아인 3명, 라트비아인 1명 등 21명이라고 우크라이나와 케냐 당국이 확인했다.
이 선박의 피랍 소식이 전해진 직후 러시아가 자국 선박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해군 함정을 파견하는 등 국제사회의 우려와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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