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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국 ‘이라크전 수렁’ 틈타 아프간 수도 카불까지 위협

등록 2008-09-10 21:45

세력 더 키우는 탈레반
탈레반 정권은 2001년 9·11 테러 직후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보호해준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은지 한 달여 만에 무너졌다. 그러나 그것은 탈레반의 붕괴가 아니라 끈질긴 무장 저항의 시작이었다.

전쟁 초기 파키스탄 접경 산악지대로 쫓겨간 탈레반은 미국이 이라크전에 발목이 잡혀있는 동안 게릴라식 매복공격으로 다국적군을 괴롭히면서 급속히 세력을 넓혀갔다. 최근엔 자신들의 거점인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를 완전히 장악한 데서 나아가 수도 카불까지 위협하고 있다. 카불 외곽에서 다국적군과 빈번한 교전을 벌이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카불 시내 한복판에서 폭탄테러를 감행하기도 했다. 아프간 정부는 거의 전 국토에서 치안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슬람력으로 9월인 ‘라마단’ 기간에도 탈레반의 공격은 파키스탄 접경지역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파키스탄의 탈레반은 파키스탄 정부의 라마단 휴전 제의를 거부하고 무장저항을 계속하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미군은 아프간 탈레반 소탕을 명분으로 파키스탄 국경 너머 마을까지 공습해 파키스탄 정부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아프간에서 다국적군과 아프간 정부군, 탈레반 등 무장세력과 민간인을 포함한 사망자 수가 2005년 1700명에서, 2006년 4400명, 2007년에는 7700명으로 늘었다. <에이피>(AP) 통신도 최근 자체 집계에서, 올해 들어 지난 달까지 숨진 다국적군은 미군 101명을 포함해 모두 188명으로 지난해 미군 사망자 111명을 이미 넘었다. 아프간에서의 미군의 월간 전사자 수가 이라크전 사망자 수를 앞지른 것은 이미 오래다.

탈레반은 서방 주요국의 정치와 여론까지도 활용한다. <캐나다통신>은 9일 탈레반의 카리 무하메드 유세프 대변인이 “다음달 캐나다에서 총선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우리가 캐나다인에 대한 공격을 늘리고 있는 이유다”라며 “누가 다음 총리가 되든 그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아프간 철군”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달 프랑스 파병군 10명을 사살한 탈레반 지휘자는 최근 프랑스 주간지와 한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아프간에서 즉각 철군하지 않으면 주둔군 3천명을 모두 죽이겠다”고 위협해, 프랑스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미국과 연합군은 무인 비행기를 이용한 무차별 공습을 퍼부어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아프간 전쟁은 미국에게 점점 더 ‘제2의 베트남전’이 되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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