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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 남오세타야·압하지야 독립 최종 승인

등록 2008-08-26 19:30수정 2008-08-26 22:30

메드베데프 대통령 서명
“나토·WTO 관계 재검토”
흑해, 미·러 군함 진입
러시아가 그루지야 내 두 자치지역의 ‘독립’을 최종 승인하면서 서방 세계와의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이런 러시아의 조처에, 최고위급 외교사절인 딕 체니 부통령을 그루지야에 보내고,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는 지역에 군함을 파견하면서 ‘맞불 놓기’에 나섰다.

러시아 의회가 25일 그루지야의 자치지역인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독립국으로 승인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이 결의안에 서명했다.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두 나라의 ‘독립’을 승인하는 최종 절차를 밟은 것이다. 또 푸틴 총리(전 대통령)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의 관계 단절은 물론 세계무역기구(WTO) 일부 협정에 대한 참여를 보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26일 보도했다.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세바스토폴항으로 돌아갔던 해군 순양함 모스크바호를 이틀 만에 흑해에 재진입시켰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모스크바호가 무선으로 조종되는 무기 시스템과 통신체계 실험을 위한 해군 훈련에 참여할 것”이라는 게 이고리 디갈로 러시아 해군사령관 보좌관의 설명이다.

러시아 순양함의 흑해 재진입은 아나톨리 노고비친 러시아군 부참모장이 “흑해에 미 군함 2척을 포함해 무려 9척의 나토군 전함이 들어와 있어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취해진 조처다. 앞서 24일 인도적 지원을 명분으로 미국이 해군 소속 구축함 맥폴호를 그루지야 바투미항에 보낸 데 대한 경계인 셈이다.

이에 그루지야 주재 미국 대사관은 그루지야의 요청에 따른 행동이라며, 구호 물품을 실은 미 군함 2척이 포티항에 정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칫 러시아군과의 충돌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 등이 요구하는 휴전협정의 완전한 이행도 여전히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러시아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주변 그루지야 영토에 완충지대를 설정해 여전히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 것은 물론, 압하지야의 항구 포티항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이런 러시아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다음달 2~10일, 딕 체니 부통령이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방문에 나선다고 <뉴욕 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동맹국인 그루지야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한편, 옛소련 국가들과의 결속을 다지려는 것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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