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리프 전 총리 “파키스탄인민당 약속어겨” 탈퇴 선언
‘반무샤라프’를 내걸고 지난 2월 총선에서 승리해 구성된 파키스탄 집권 연정이 5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원내 제2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나와즈(PML-N)가 연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정국은 다시 안갯속으로 치닫고 있다.
피엠엘엔을 이끌고 있는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연정 파트너인 제1당 파키스탄인민당(PPP) 쪽이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약속을 깨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류로 적어둔 약속마저 무시된다면, 신뢰는 남아있을 수 없다”며 “희망이라곤 한 줄기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 직후 연정을 꾸린 인민당과 피엠엘엔은, 줄곧 추진해 온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의 축출을 지난주 결국 완성시키며 단합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무샤라프가 지난해 해임시킨 판사 60여명의 복직, 곧 사법부 복원 문제를 놓고 보여온 이견의 뿌리는 깊었다. 1999년 무샤라프 당시 육군참모총장의 쿠데타로 정권을 잃은 샤리프 쪽은 ‘완전 복원’으로 무샤라프를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남편으로 현재 인민당을 이끌고 있는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는, 해임판사들이 모두 복직할 경우 자신의 부패 혐의에 대한 사면 조처도 무효화될 것을 우려해 ‘일부 복원’을 주장했다. 샤리프 쪽은 25일을 전원 복직의 최종 시한으로 내걸었으나 결국 무산됐다.
다음달 6일 의회의 간접선거로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서 인민당 후보로 나설 예정인 자르다리의 행보에는 큰 변수가 생겼다. 애초 이렇다 할 대항마가 없어 당선이 유력시되는 상황이었으나, 피엠엘엔은 연정 탈퇴 뒤 자체 후보를 낼 계획이라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정정 혼란 속에 아프가니스탄 접경지대 스와트밸리에선 지난 22일부터 교전을 벌인 무장세력 50명과 정부군 10명이 숨지는 등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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