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쇠락의 길’ 걷는 석유 메이저

등록 2008-08-20 19:08수정 2008-08-20 22:36

세계 5대 석유 메이저의 현금지출 변화
세계 5대 석유 메이저의 현금지출 변화
산유국서 채굴권 제한해 생산량 감소 추세
한때 세계 석유시장을 좌지우지하던 서방 거대석유회사(석유 메이저)들이 영향력을 잃고 있다.

이들 석유 메이저는 1970년대 말까지 세계 석유 생산의 절반을 지배했다. 영·미의 ‘엑손모빌’ ‘비피’(BP) ‘로열더치셸’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프랑스의 ‘토탈’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현재 내놓는 생산량은 전체의 13%에 불과하다. 전통의 석유 메이저를 대신해 세계 석유 생산의 지배권은 산유국의 국영 석유기업들에게 넘어갔다. 사우디의 아람코, 러시아의 가즈프롬,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 등이 대표적 예다. 미국 서던메서디스트대학 에너지연구소 브루스 불럭 소장은 “우리는 미래의 석유 공급을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이란의 국영 석유회사에 맡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 메이저들이 이렇게 힘을 잃은 것은 석유를 뽑아낼 땅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터진 그루지야 주변 카스피 해에서부터 남아메리카까지 석유 메이저는 활동 범위를 잃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9일 전했다. 산유국 정부는 기름값이 오르면서 메이저에 할당한 석유 채굴량을 줄이고 있다. 러시아, 알제리, 앙골라 등은 최근 외국 석유회사와 재계약 협상에 들어갔다. 반면 메이저가 마음 놓고 석유를 캤던 북해 유전과 같은 지역은 매장량이 고갈되고 있다.

석유 메이저가 미국 연근해 석유 시추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연근해 시추를 “미국 국민에 대한 속임수”라며 반대하던 민주당도 최근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선 후보가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석유 시추를 허용할 수 있다”고 말한 데 이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도 16일 비슷한 뜻을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0일치 기사에서 이를 가리켜 “‘엑손모빌로 연결된 길’을 향한 펠로시의 변화”라고 비꼬았다.

석유 메이저들은 94년에는 벌어들인 현금의 16%를 자원탐사에 투자해 석유 생산을 늘리는 데 힘썼지만, 이제는 그 돈으로 자사 주식을 매입해 주가 하락을 막는 데 쓰고 있다.([표]) 고유가로 수익은 치솟고 있음에도 지난 분기 동안 세계 5대 석유 메이저의 하루 원유생산량은 61만4천배럴이 줄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에너지 애널리스트 아르준 무르티는 “석유 매장량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일부 분석과 달리 베네수엘라, 러시아, 이라크 등에는 아직 많은 양의 석유가 있다. 단지 (석유 메이저가) 지정학적으로 석유를 캘 수 있는 곳이 한계에 달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