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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그루지야 전쟁 돌입

등록 2008-08-08 23:40수정 2008-08-09 02:09

러시아, 그루지야 군사기지 공습
러시아, 그루지야 군사기지 공습
러 ‘그루지야, 남오세티야 공격’ 보복 폭격
옛소련에서 독립한 그루지야와 러시아가 사실상 전쟁을 시작했다.

러시아 전투기들이 8일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25㎞ 떨어진 바지아니 공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루지야 관리는 이번 공격으로 죽거나 다친 이는 없지만, 건물 여러 채가 파괴됐다고 말했다. 또 이날 150대의 러시아 탱크와 무장 군인 그리고 군용 차량 등이 남오세티야 지역으로 진입하기도 했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뉴스 브리핑을 통해 “백주 대낮에 전투기와 탱크가 영토로 들어왔다”며 “이는 분명히 다른 나라에 대한 영토 침입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남오세티야에서 전쟁이 시작됐다”며, 사실상 전쟁이 터졌음을 인정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남오세티야 영토 내 러시아 시민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일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지난달 군 병력을 5천명 늘어난 3만5천명으로 증강시킨 그루지야는 이날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 또 이날 3시간 동안 한시적 휴전을 선언한 뒤, 자신들이 장악한 츠힌발리에서 여성과 어린이 등 민간인들이 모두 빠져나가도록 했다.

러시아의 공습은, 그루지야가 이날 새벽 휴전에 합의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친러시아계 남오세티야를 공격한 데 따른 것이다. 그루지야의 <베스티-24> 방송은 당국이 니코지와 에르그네티 지역에서 남오세티야의 수도 츠힌발리 쪽으로 박격포 등을 발사해, 가옥이 불타고 15명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고 전했다. 이 공격으로 츠힌발리에 주둔 중인 러시아 평화유지군 소속 군인 10명이 목숨을 잃고 30명이 다쳤다고 러시아 육군 대변인이 밝혔다. 이에 따라 남오세티야 안에 있는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보복을 경고한 러시아가 공습에 나서면서, 자칫 1990년대 초반 그루지야 내전 이후 최악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이날 남오세티야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회의를 열기로 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그루지야의 요청에 따라 8일 늦게 긴급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은 양쪽에 무력 충돌을 중단하고, 즉각적인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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