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변동 추이
로이터 보도…경기둔화 우려 수요감소 원인
텍사스산 원유 장중 120.75달러 떨어지기도
텍사스산 원유 장중 120.75달러 떨어지기도
국제 유가가 29일 장중 한 때 석달 새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100달러 이하로의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20.75달러까지 떨어지는 하락세를 보인 끝에, 전날보다 2.54달러 떨어진 122.1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사상 최고치(147.27달러)를 기록한 지난 11일보다 17%나 떨어진 수치다. 이날 영국 런던의 대륙간거래소(ICE)의 9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3.13달러 내리며 배럴당 112.71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올해 안에 다시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29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앨러론 트레이딩의 에너지 전문가 필 플린 부사장은 이날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열린 상품 전망 회의에서 “7~8년 만에 처음으로 유가가 실제적인 하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의 고유가가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허리케인 등의 자연재해가 일시적인 공급 불안을 야기하지 않는 한, 이른 시일 안에 배럴당 99달러에 근접하는 두 자릿수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 유가의 하락 원인을 기름값 상승과 경기 둔화를 우려한 수요 감소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면서,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에선 자동차 운행이 줄어들고 있다. 미국 교통국은 28일 5월 고속도로 주행거리가 3.7%(154억㎞) 감소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메모리얼 데이’ 연휴가 낀 5월에 고속도로 주행거리가 줄어든 것은 이례적 현상이다. 또한 중국도 고유가를 우려해 석탄을 대체에너지원으로 이용하면서, 7년 만에 처음으로 석유 수출에 나섰다.
“현재의 유가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황이며, 유가가 추락한다고 해도 수급 안정을 위해 오펙이 감산에 돌입해선 안된다”는 차킵 켈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의 발언도 유가 하락 기대를 부추겼다. 그는 미 달러화 가치가 회복되고 지정학적 불안이 완화된다면 유가는 장기적으로 배럴당 80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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