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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이란, 30년만에 고위 회담…‘핵’ 풀리나

등록 2008-07-17 21:05

미국-이란, 갈등의 30년
미국-이란, 갈등의 30년
번스 미 국무차관, 19일 제네바서 핵협상 참석
내달 테헤란에 이익대표부 예정등 관계 급변
이스라엘의 대이란 침공 위협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이란 정책이 강경일변도에서 유화정책으로 극적인 전환을 하고 있다.

윌리엄 번스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이 이번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이란과 유럽연합(EU)간 핵협상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데이나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이 16일 밝혔다. 번스 차관과 이란 핵협상단 대표와의 만남은 1979년 양국간 국교가 단절된 이후 최고위급 회동이다. 미국은 또 다음달 중으로 테헤란에 이익대표부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영국 <가디언> 인터넷판이 17일 단독보도했다.

미국은 윌리엄 번스 차관의 회의 참석이 ‘일회성 참관’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16일 “우리는 우라늄 농축 중단의 대가로 제안한 새로운 인센티브안에 대한 이란의 답변을 ‘듣기 위해’ 가는 것이지 ‘협상’하러 가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이란이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이 군사공격 카드를 언급하는 등 양국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 나온 것이어서, 조지 부시 행정부가 이란 정책을 사실상 전면 수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고 이란 핵문제를 해결한다는 지금까지 정책에서 바뀐 게 없다”면서도 “이란 정부에 미국이 외교에 의존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 외교정책 대표의 대변인인 크리스티나 갤럭은 17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행정부의 결정이 매우 반갑다”며 “이란에는 미국의 외교적 해결 의지와 이번 회담의 무게에 대한 명징한 신호”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과의 외교 관계 정상화에도 첫발을 내디뎠다. <가디언>은 “미국이 다음달 중으로 테헤란에 이익대표부 설치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는 완전한 외교관계 수립으로 가는 중단단계로서, 미국 외교관이 이란에 상주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익대표부 설치라는) 부시 행정부의 정책 전환은 미국-이란 관계의 결정적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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