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그리드 베탕쿠르가 지난 2일 구출된 뒤, 남편 후안 카를로스 르콩트와 6년 만에 만나 서로를 어루만지고 있다. 보고타/AP 연합
대선 출마설에 이혼설까지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에 인질로 잡혀있다가 극적으로 구출된 잉그리드 베탕쿠르 전 콜롬비아 대통령 후보의 귀환이 온갖 뒷말을 낳고 있다. 그의 구출이 남미의 정세를 바꿀 것이라는 국제정치적 분석에서부터 그의 이혼설까지 제기되며, 베탕쿠르는 국제사회 입방아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영국 <타임스> 온라인판은 9일 ‘베탕쿠르 현상’이 도미니크 드빌팽 전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경쟁으로 빚어졌다며, 특히 사르코지가 영광의 대부분을 독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탕쿠르가 파리를 방문한 4일 사르코지는 공항에 마중나가 ‘구원자’ 이미지를 언론에 구축하면서 덩달아 인기가 오르고 있다. 베탕쿠르의 가까운 친구이자 재임기간 내내 구출에 힘을 쏟았던 드빌팽도 6일에 따로 베탕쿠르와 점심 자리를 마련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베탕쿠르 구출이 남미 지역의 세력지형도 바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장혁명군을 인정하고 협상으로 인질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지도력이 쇠락하고, 강경책을 주장하던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실용적 지도력을 발휘한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뜨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서방 언론들은 앞다투어 분석했다.
그의 대통령 출마설도 다시 나돌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콜롬비아의 좌파와 우파 모두가 그를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며 그의 대통령 출마설을 보도했다. 신문은 우리베 대통령이 3선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최근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31%의 지지도를 나타낸 베탕쿠르가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라고 말했다.
베탕쿠르의 이혼설도 나돈다. 남편 후안 카를로스 르콩트는 9일 콜롬비아 일간 <엘티엠포>에게 베탕쿠르와 “격렬하게 포옹하고 싶었으나 베탕쿠르가 냉담한 반응을 보여 뒷전으로 물러났다”고 털어 놓았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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