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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방침에 일본 초조감

등록 2008-06-20 21:08수정 2008-06-20 21:09

고무라 마사히코(가운데) 일본 외상이 20일 도쿄 외무성 청사에서 크리스토퍼 힐(왼쪽) 미국 국무부 차관보와 김숙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회의실로 안내하고 있다.  도쿄/AP 연합
고무라 마사히코(가운데) 일본 외상이 20일 도쿄 외무성 청사에서 크리스토퍼 힐(왼쪽) 미국 국무부 차관보와 김숙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회의실로 안내하고 있다. 도쿄/AP 연합
일 “납치문제 해결 먼저” 발목잡기
힐에 반대뜻 전달…‘북핵 해결’ 에너지 지원도 불참

미국이 북한을 테러 지원국가 지정 명단에서 해제할 움직임을 보이자 일본이 초조감을 보이고 있다.

6자회담의 일본 수석대표인 사이키 아키다카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20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한 회담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밝힌 북한의 테러 지원국 지정해제 방침에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일본 언론들은 그가 “북한 핵 계획의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와 함께 납치 문제의 진전이 없는 한 지정을 해제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전했다. 일본 쪽은 이날 회담에서 해제 문제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일본 신문을 펼쳐 보이며, 일본 내 여론 동향을 힐 차관보에게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국인 미국과 일본이 북한에 대한 테러 지원국가 해제 문제를 놓고 온도 차를 보이는 것은, 해제 카드의 사용 목적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은 해제 카드를 북한의 핵 계획 신고의 대가로 사용하려는 반면, 일본은 “납치문제를 진전시킬 카드”(고무라 마사히코 외상)로 여기고 있다.

더욱이 북한이 11~12일 북-일 국교정상회 실무그룹회의에서 납치사건 재조사, 요도호 사건 관련자 인도 협조 용의 등 나름대로 성의를 표시한 뒤 해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그럼에도 후쿠다 야스오 정부는 북한과의 합의 이후에도 국내 대북 강경여론을 의식해 에너지 지원에 참가하지 않을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20일 “일본은 ‘비핵화의 장애’가 된다는 비판의 화살을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숙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일본이 빨리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에 참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화살을 날리기도 했다. 외무성 안에서도 “납치 문제만 얘기하면 핵 문제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 전진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미국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요미우리신문>은 ‘성과에 초조한 미국 정권’이라며, 대북 유화적 접근 자세를 보이는 미국을 오히려 비판하는 등 대북 강경 여론이 대북 대화론자인 후쿠다 총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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