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비디오 테이프 등 입수…지도부 ‘이라크 미군 공격 회의’ 담아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12일 국제 이슬람주의 무장조직 알카에다의 작전계획과 조직구성·운영방식을 보여주는 자료들을 공개했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반 알카에다 민병대가 2006년 말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의 알카에다 본부에서 입수한 문서 수천건과 비디오 테이프들이다. 이라크 알카에다 조직의 활동이 활발했던 2006년 상반기에 알카에다 최고 지도부가 작성한 것들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알카에다 지도부의 2006년 7월 메모를 보면, 이라크인 공작원을 미군 기지에 잠입시켜 공격 목표를 정하고, 공격에 앞서 미군 무기를 빼내오는 계획도 들어 있다. 알카에다 지도자들은 지나치게 극단적인 전술과 규율로 민심을 잃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보고서는 “배신자와 죄수의 처형이 반공개적인 잘못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많은 가족들이 복수하겠다고 위협하는데, 이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엔엔>은 “알카에다의 문서철은 심도 깊고 조직적이며 수완이 뛰어난 군사 지휘체계를 보여준다”며 “알카에다의 활동 방식에 대한 매우 주목할 만한 그림”이라고 평가했다. 미군 대변인 패트릭 드리스콜 소장도 “모든 것이 문서화된 것을 보고 놀랐다. 이라크 알카에다는 아주 잘 구축된 네트워크였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11일 알카에다 조직망과 이라크 군사 상황에 대한 영국 정부의 극비 보고서가 누출되는 보안사고가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비비시>(BBC) 방송은 정부 합동정보위원회가 작성한 2개의 보고서가 오렌지색 봉투에 담긴 채 런던의 한 열차 좌석에서 발견돼, 한 승객이 방송사에 보내왔다고 11일 보도했다. ‘알카에다의 취약성’이란 제목의 7쪽 짜리 보고서는 알카에다에 관한 최신 정보 평가가 포함돼 ‘극비’로 분류돼 있으며, “영국·미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 정보원 전용”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이 보고서에는 영국의 적국에 도움을 줄 만한 인물들의 자세한 신상정보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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