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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중국, 자위대 파견 요청 ‘일본 밀착 지진외교’

등록 2008-05-29 21:01

대만과도 협력 강화…일 “텐트 등 구호품 곧 수송”
이명박 정부 ‘한-미-일 공조’ 집착해 소외될 우려
중국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홀대’하는 듯한 인상을 준 중국이 일본과 대만 ‘끌어안기’에는 매우 적극적이다. 이명박 정부가 대결지향적인 한-미-일 3각공조에 집착하는 바람에, 중국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새로운 동북아 화해 분위기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7일 쓰촨성 대지진 복구와 관련해, 베이징 주재 일본대사관에 “지원물자와 수송을 부탁드린다. 자위대를 포함해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9일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자위대 파견을 요청한 이날은 친강 외교부 대변인은 한-미 군사동맹에 대해 비판적으로 언급한 날이다.

일본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하룻만인 28일 지진 재해지역에 텐트와 모포 등 구조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항공자위대 C130 수송기를 중국을 파견할 방침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자위대의 중국 파견은 사상 처음이다. 일본 언론도 일제히 1면 머릿기사로 관련 뉴스를 전달하는 등 중국의 이례적 제안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파견명령이 떨어지면 항공자위대의 조사단은 2일 이내, 수송기는 5일 이내 출동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파견 수송기는 2~3대 정도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항공자위대가 베이징공항이나 재난지역에 가까운 쓰촨성 청두공항까지만 들어오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자국내 반일 여론에 아랑곳않고 자위대 파견까지 요청한 것은 지진이라는 위기상황을 대일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 7일 중-일 정상회담 이후 두 나라 관계는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다. 실제 중국은 지난 15일 외국 구조대 가운데 일본 구조대를 가장 먼저 받아들였다. 이들의 헌신적 활동도 중국인들의 반일 감정을 완화하는 구실을 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중국 언론들도 대원들의 불철주야 수색활동을 전했다”며 “재난을 계기로 중국 쪽의 일본에 대한 경계심은 조금씩 풀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재난지역의 물자부족이 심각해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할 우려가 있다는 기동력이 뛰어난 항공자위대 수송을 받아들인 요인으로 지적된다.

일본 정부도 애초부터 항공자위대의 파견을 염두에 두고 치밀한 ‘재난외교’를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항공자위대 파견이 성공한다면 중-일 군사교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중국 구축함의 첫 일본 기항에 이어 6월 해상자위대 함정이 첫 중국 방문이 예정돼 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서도 지진참사 이후 강화되고 있는 중화권의 결속과 우보슝 국민당 주석의 방중을 계기로 적극적인 구애공세를 펼치고 있다.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는 다음달 11~14일 베이징에서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와 중국 관광객의 대만 방문과 주말 직항노선 개통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관영 <신화통신>이 29일 전했다.

앞서 후진타오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우보슝 대만 국민당 주석은 28일 국-공 영수회담을 열어 해협회와 해기회의 대화 채널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후 주석은 중국이 지난 10년 동안 반대해온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옵서버 가입 문제에 대해서도 “양쪽이 대화를 재개한 뒤 (대만이) 국제적 활동에 참여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도 마잉주 총통이 들어서면서 과거 천수이볜 정부 시절의 대만 독립노선에서 급격히 벗어나고 있다. 대만 교통부는 8월부터 우정공사에서 발행하는 우표의 국명을 ‘중화민국‘으로 표기하기로 했다고 대만 일간 <중국시보>가 29일 전했다.


도쿄 베이징/김도형 유강문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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