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노조로 통합된 양대 노조 현황
영 유나이트-미 철강노조 300만명 규모…7월 발표
아시아등과 연대 계획…다국적 기업과 협상력 높여
아시아등과 연대 계획…다국적 기업과 협상력 높여
수익을 찾아 국경을 마음껏 넘나드는 다국적 기업들의 활발한 이동 등 자본의 세계화에 대항하기 위한 대서양 양안의 국제 노조가 곧 탄생한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은 영국 최대 노조 유나이트와 미국 철강노동조합(USW)의 통합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25일 보도했다. 두 노조는 오는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미 철강노조 대표자 회의에서 통합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유나이트는 영국 최대 민간노조 아미쿠스와 운송·일반노조(T&G)가 통합해 지난해 새로 출범한 조직으로, 200만명이 넘는 노조원을 거느리고 있다. 미 철강노조는 미국과 캐나다·카리브 해역의 철강·유리·알루미늄 부문의 노동자 85만~100만명을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들의 통합으로 영국과 미국·캐나다·카리브 해역을 아우르는 조합원 300만명 규모의 국제 노조가 탄생하게 됐다. <텔레그래프>는 두 거대 노조의 통합으로 각국의 노조를 하나로 묶는 세계 단일 노조 설립의 길이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두 노조의 통합은 전 세계적으로 노조 가입률이 떨어지는 등 노조 쪽의 세력이 갈수록 약화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선 노조들이 국경까지 초월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특히 세계화의 영향으로 값싼 임금을 찾는 다국적 기업들이 개발도상국 등으로 제조·서비스 부문을 옮기는 일이 크게 늘어나 이들의 위기감을 한층 자극했다. 수익 지상주의에 따른 다국적 기업들의 제조·서비스 부문 이전으로 선진국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개도국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는 심화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앤드류 머레이 유나이트 대변인은 이날 “대기업이 다국적화 추세인데 반해 노조는 국가 단위에 머물러왔다”며 “이 때문에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노조들은 국경을 넘은 통합을 통해 다국적 기업들과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나아가 동유럽과 중남미, 아시아의 신흥경제국의 노조들과 연대하는 거대 글로벌 노조를 결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유나이트의 데릭 심슨 사무총장은 이미 오스트레일리아와 동유럽 등의 노조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비시>(BBC) 방송은 세계 각국의 노동법 등 법·제도가 제각각이어서 세계 수준의 단일 노조가 출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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