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길 순익익 지난해 갑절
세계 인구 1억명을 심각한 굶주림으로 내몰고 있는 식량값 상승이 다국적 곡물기업에겐 엄청난 부를 안겨주고 있다고 <인디펜던트>가 4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종자회사인 몬샌토는 지난달 실적보고서를 통해, 지난 12월부터 2월까지 11억2천만달러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5억4300만달러)의 2배가 넘는다. 세계 최대 곡물회사인 카길도 두배 가까이 늘어난 10억3천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최대 다국적 비료회사인 모자익은 순수익이 무려 12배나 늘었다.
이들 다국적 곡물·농산품 기업이 식량값 상승의 주범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미 좌파 성향 월간지 <먼슬리 리뷰>는 최근호에서 소규모 농가들의 몰락이 가격 폭등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하며, 개도국에 침투한 거대 다국적기업들이 이들을 퇴출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엔 연구기구 ‘농업·기술·과학에 대한 국제평가(IAASTD)’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다국적 기업들이 소작농과 불공정 거래를 일삼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소규모 지역 농업의 부활이 식량과 환경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식량값 상승이 기본적으로 늘어난 수요에서 비롯됐지만, ‘국제 식량투기’도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곡물산업 연구기관인 아그리서치는 곡물과 육류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의 투자 규모가 지난 1년 동안 5배 늘어 47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얼마나 많은 투기꾼들이 식품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지를 논의하는 특별청문회를 2주 전에 열기도 했다.
권오성기자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