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일부 나라가 줄곧 제기해 온 ‘북한-시리아 간 핵 연계’ 의혹의 진실이 미국 의회에서 밝혀질지 주목된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스라엘 공군이 지난해 9월 시리아의 핵 의혹 시설을 폭격한 것과 관련된 자세한 정보가 미국 의회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 사건에 관한 상세 정보를 이달 말 열리는 미 하원 정보위원회에 보고하는 문제를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군부는 공습의 진상을 밝히는 것에 반대하지만, 이스라엘 총리실과 미 정부는 시리아가 보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이제는 진상을 공개할 수 있다는 태도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시리아 공습’의 진상이 공개되면 적대적인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관계는 물론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9월6일 새벽 전투기들을 시리아에 침투시켜 북동부 지역에 있는 군사시설을 파괴하고도 시리아 영공을 침범한 배경과 공격 목표물 등 자세한 내용은 조금도 밝히지 않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이스라엘이 공습한 것은 사용하지 않던 일반적인 군사시설이라고 밝혔지만, 미국과 영국 언론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공습 목표물이 북한의 인력과 기술 지원으로 건설되던 핵 시설이라는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이에 따라 핵 확산과 관련한 북한의 구실이 북핵 문제 해결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으나 북한은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하레츠>는 “이스라엘과 미국은 정보 공개가 이스라엘의 억지력을 강화하고, 북한과 이란에 대한 시리아의 긴밀한 관계를 냉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북한의 핵 시설을 해체하기 위한 협상 과정에서 자국의 협상력이 커질 것이란 계산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레츠>는 이스라엘 총리실 고문인 요람 투르보비츠와 샬롬 투르제만이 지난주 워싱턴에서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한 미국의 고위 관리들을 만나 정보 공개의 범위에 관해 합의했으며, 사전 협의 없이는 절대로 이들 정보를 유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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