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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 무샤라프 지지철회 시사

등록 2008-03-28 03:15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
네그로폰테 국무 부장관 파키스탄서 기자회견
‘구출의사 있나’ 질문에 “현지 정치상황 존중” 밝혀
미국이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철회를 시사했다.

존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27일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그(무샤라프 대통령)의 지위에 대한 논란은 파키스탄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결론지어지는 것”이라며 “어떤 결론이든, 미국은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샤라프를 ‘구출’할 생각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지난 25일 미국 정부 특사 자격으로 파키스탄에 입국해 무샤라프 대통령을 만났으며, 최근 새 연립정부를 구성한 파키스탄인민당(PPP) 등 무샤라프 반대 세력의 지도자들과도 접촉했다.

1999년 무혈 군부쿠데타로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를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한 무샤라프는, 미국의 대테러전쟁을 적극 뒷받침하며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달 총선에서 인민당과 샤리프 세력 등이 ‘반무샤라프’를 내걸고 압승을 거둔 뒤, 그는 거듭된 사임 압력을 받고 있다.

유수프 질라니 신임 총리는 앞장서서 무샤라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질라니는 공식 취임도 하기 전에, 무샤라프가 지난해 11월 해임한 이프티카르 차우드리 대법원장 등 판사들의 가택연금을 해제하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대표적인 반무샤라프 세력인 법조계는 구심점을 회복했다. 질라니는 무샤라프 쪽의 ‘경호 소홀’이 입길에 오른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암살 사건에 대해, 유엔에 재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가 이끄는 집권 연정은, 무샤라프의 마지막 남은 ‘무기’인 의회·총리 해산권의 제거 요구에도 적극 호응할 전망이다.

무샤라프는 지난날 든든한 버팀목이던 군부에서도 영향력을 상실했다. 지난해 말 국내외 여론에 못이겨 자신의 육군참모총장직을 내놓고 전역한 이후, 군부에서 무샤라프의 영향력은 급속히 감퇴했다. 그의 후임인 아슈파크 카야니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총선에서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정치군인’을 지양하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최근에는 과거 무샤라프가 임명했던 군내 주요 인사들을 모두 갈아치워, ‘탈색’까지 마친 상태다.

미국은 대테러전쟁에서 파키스탄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군부를 장악한 무샤라프를 적극 지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무샤라프에 대한 일방적 지원을 놓고 비판과 반성이 제기됐다. 무샤라프 이외의 대안 없이, 지속적으로 ‘한 사람만 지지한 정책’이 파키스탄에서 미국의 영향력과 선택지를 좁혔다는 것이다.

무샤라프는 그동안 ‘친미’ 성향 탓에, 이슬람주의 세력과도 등을 돌렸다. 결국 미국마저 무샤라프에게서 손을 뗀다면, 무샤라프는 사실상 기댈 곳이 없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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