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감소량의 93배 지적
차세대 연료로 주목받는 바이오연료가 오히려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목초지대를 개간해 농지를 만드는 바람에 자연의 정화 작용이 둔화되기 때문이다.
열대우림이나 초지대를 개간해서 생산한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면,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보다 온실가스 방출량은 감소한다. 그러나 <사이언스> 최근호에 실린 이번 보고서는,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감소량의 93배에 이르는 온실가스가 해마다 추가 방출된다고 밝혔다.
옥수수 추출 에탄올 연료도 마찬가지다. 기대처럼 온실가스 배출량이 5분의1로 줄어드는 게 아니라, 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을 저술한 과학자 조지프 파지온은 “앞으로 93년 동안 해마다 기후 변화를 악화시키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개간 과정에서 풀과 나무를 태우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나, 바이오연료용 작물의 정제·운송 과정에서 사용되는 화석연료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삼림과 초지대가 사라진 탓이기도 하다.
연료용 곡물가격 급등으로 더 많은 이익을 노리는 개발도상국 농민들은, 더 많은 연료용 작물 수확을 위해 추가 개간에 나서며 식용작물 재배를 줄여, 세계적인 식량난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번 연구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8일 ‘대규모 목초지의 농지화가 가져올 폐해에 대한 최초의 심층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다. 미국 주요 환경생물학자·생태학자 10명은 8일 조지 부시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편지를 보내, “바이오연료가 지구온난화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바이오연료 정책개혁을 요구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