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31일 인권침해를 일삼는 독재자들이 건재한 데에는 미국 등 서방국들의 방조가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날 낸 연례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 정부들은 ‘승자’가 전략적 혹은 경제적 동맹 관계라면 (독재국가에서의) 극히 미심쩍은 선거 결과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서방 국가들은 독재자들한테 민주주의 실천을 촉구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인권 침해를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북한을 비롯해 이란·사우디아라비아·베트남·리비아·콜롬비아·차드·에티오피아 등을 인권침해국으로 지목했다. 또 지난해 민주질서를 훼손한 국가로, 대통령선거 부정 시비로 유혈사태를 빚고 있는 케냐와 파키스탄, 러시아, 바레인, 요르단, 나이지리아, 타이 등을 꼽았다.
또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자국 내에서도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받았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들이 자국의 인권침해에 발목 잡혀 훨씬 열악한 상황에 있는 나라들에 인권존중을 요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부시 행정부가 민주주의 증진이란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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