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전 대통령 / 덩샤오핑
1978년 정상회담 비화 공개
“수교 걸림돌 미-대만 무기거래 묵인해줘”
“수교 걸림돌 미-대만 무기거래 묵인해줘”
“미국과 중국의 국교 정상화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를 묵인한 덩샤오핑 당시 부총리의 결단 때문에 가능했다.” 미-중 국교 정상화 28주년을 맞아, 중국을 방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5일 베이징 공개강연회에서 협상 과정의 뒷얘기를 공개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공식 문서는 이미 공개됐지만, 알려지지 않은 얘기가 있다”고 입을 열었다. 당시 미국과 중국은 1977년부터 공식 외교관계 수립 협상에 나섰지만, 대만 문제를 놓고 난항을 겪고 있었다. 미국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 아래 대만과 단교하는 데는 동의했지만, 대만과의 상호방위조약이 만료된 이후에도 방어용 무기를 판매하길 원했기 때문이다. 카터 전 대통령은 “우리가 대만과 관계를 유지한다고 한다면 과연 중국 지도자들이 국교 정상화를 받아들일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것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였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덩 부총리가 대만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겠다는 미국의 주장에 공개적으로 반박하지 않을 것이며, 조약 만료 이후에도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파는 것을 이해하기로 함으로써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카터 전 대통령은 밝혔다. 그는 “그들은 공개적으론 반대하겠지만, 암묵적으로는 무기판매를 용인했다”는 1978년 12월14일치 일기를 청중들에게 읽어줬다. 그는 이런 이면 합의의 유출을 우려해 당시 백악관이 국무부에까지 비밀로 부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듬해 1월1일 정식으로 국교를 수립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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