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추코프
신임 총리 빅토르 추코프 지명…푸틴 ‘후계구도 굳히기’ 추측
블라디미르 푸틴(55) 러시아 대통령은 12일 미하일 프랏코프(57) 총리의 사직을 받아들이고 내각을 전격 해산했다. 신임 총리에는 예상을 깨고 빅토르 추코프(66·사진?) 러시아 연방 재정감시국장을 지명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보리스 그리즐로프 국가두마 의장은 “푸틴 대통령이 추코프의 총리 지명을 두마에 통보해 왔다”며 “의회는 14일 총리 임명 동의를 위한 공개투표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프랏코프의 사퇴를 수락하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부 체계를 개편하기 위해서 그의 사임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번 내각 개편은 12월 총선을 석 달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것으로, 푸틴이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의 뒤를 이을 최측근을 총리 자리에 임명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나왔다.
추코프 총리 후보는 대중적으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푸틴 대통령과는 러시아 제2도시이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990년대 초 함께 일하면서 인연을 맺어왔다.
프랏코프 총리의 사직 뒤,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 등 언론들은 후임 총리로 세르게이 이바노프 제1부총리(54)가 사실상 결정됐다고 보도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이바노프 부총리가 총리에 임명돼, 푸틴이 대선을 앞두고 후계 구도 굳히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추코프의 총리 지명은 예상을 깬 선택이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영국 <비비시> 방송은 “주코프가 대선에 나설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푸틴의 후계 구도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해석했다. <비비시>는 또 크레믈 내부 파벌 사이 권력다툼의 산물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3선 금지 규정에 따라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못해 내년 5월 물러나며, 퇴임 전에 자신의 후임 적임자를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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