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안내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부시 ‘시장개방·인권개선’ 대놓고 요구
후진타오, 공격 예봉 피하며 입장 고수
후진타오, 공격 예봉 피하며 입장 고수
20일 오전(한국시각 20일 밤) 백악관에서 열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은 시작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경제·통상 문제에서 이란과 북한의 핵개발까지 중요한 현안들이 산적했지만, 이중 어느 것 하나 원만한 이견 조정이 이뤄졌다는 징후를 보긴 힘들었다.
최근 두나라간 긴장 분위기는 정상회담을 전후한 두 정상의 발언에서도 솔직하게 뭍어났다. 부시 대통령은 후 주석의 백악관 방문을 환영하는 행사에서 두나라간 이견을 거론하며 후 주석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그는 “두나라 관계의 성숙을 위해선 이견에 솔직해야 한다”며 “나는 후 주석에게 중국 인권과 자유 증진의 중요성에 관해 계속 얘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는 대만정책에서 솔직하게 말할 것이다. 우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지만 대만해협에서 현상황의 일방적 변화에 반대한다. 우리는 모든 당사자들이 충돌과 자극적인 행동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중국의 신경을 건드렸다. 부시 대통령의 환영사를 듣는 후 주석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정상회담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도 팽팽한 신경전은 계속됐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예의를 갖춰 서로의 생각을 얘기했다. 호혜적인 입장에서 이견을 논의했다”고 말해 정상회담에서의 이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무역불균형 문제에 대해 “이것은 중대하고 계속 지속될 수 없는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중국의 시장개방을 촉구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를 묻는 질문엔 “나는 중국이 그런 방향의 조처를 취했을 때 ‘약간의 감사’를 표시했다. 앞으로 더 큰 감사를 표현하게 되길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후 주석은 이란과 북한 문제에서 미국의 요청에 다른 목소리를 냈다. 부시 대통령이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전술적 방안은 유엔 안보리를 통하는 것”이라고 말하자, 후 주석은 이란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대북 압력 요청을 묻는 질문에 직답을 피하면서 “중국은 모든 당사국들이 화해적이고 평화적 해결에 주력하도록 설득해 왔다. 우리는 언제나 건설적 역할을 해왔다”고만 말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