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브롱크스의 7층짜리 아파트 모퉁이가 무너진 사고가 발생했다. AP 연합뉴스
침실로 보이는 집 내부가 선반처럼 외부에 그대로 노출됐다. 허공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버티는 실내 바닥 위에 침대가 위태롭게 놓여있다. 미국 뉴욕의 한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의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브롱크스의 7층짜리 아파트 모퉁이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다행히 제때 대피해 인명피해는 경상자 2명에 그쳤다.
13일 미국 에이피(AP) 통신과 뉴욕타임스 보도를 보면, 지난 11일 오후 갑작스러운 굉음과 함께 건물 한쪽 모서리가 1층부터 7층까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무너진 건물 잔해는 엄청난 먼지와 함께 거리로 쏟아져 내렸고 아파트 내부가 훤히 드러났다.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브롱크스의 7층짜리 아파트 모퉁이가 붕괴된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관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현지 소방 당국은 약 3.6m(12피트) 높이로 쌓인 잔해를 몇시간에 걸쳐 수색했고 사람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대피하다 다친 가벼운 부상자 2명만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소방관들은 잔해를 계속 수색하는 중이다.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브롱크스의 7층짜리 아파트 모퉁이가 붕괴된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관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마치 벽이 찢어진 것처럼 방들이 외부로 노출됐다고 사고 현장을 묘사했다. 사고 현장 영상이나 사진을 보면 침실이나, 장난감이 있는 아이의 방이 외부로 훤히 드러나 있다.
2층에서 14년째 거주한 69살 주민은 “모두들 도망가라, 건물이 무너진다”며 비명을 지르고 뛰어가던 이웃을 보고 같이 대피했다고 뉴욕타임스에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붕괴로 거의 죽을 뻔했다”고 했다. 30대 6층 주민도 “붕괴 소리를 듣고 달려가다 계단에서 넘어지기도 했다. 건물 밖으로 나가니 무너진 게 보였다”고 했다.
1층에 있던 세무대리사무소 주인은 사무실 내부 누수가 있어 점검을 위해 밖으로 나갔다가 화를 피했다고 한다. 그는 뉴욕타임스에 밖으로 나간 뒤 20초 만에 건물이 붕괴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니 운이 좋았다”고 했다.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브롱크스의 7층짜리 아파트 모퉁이가 붕괴된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관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아파트는 1927년 지어진 노후한 건물로 5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시와 소방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2020년 안전검사에서 건물 외관 벽돌에 균열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에도 건물 안전과 관련된 사항으로 벌금이 부과됐다고 전했다. 다만 건물 구조적으로 큰 문제가 될 법 위반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여명의 이재민은 근처 학교로 대피한 상태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