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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1억짜리 공구 가방이 우주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등록 2023-11-15 14:13수정 2023-11-15 15:38

우주비행사 정거장 정비 중 분실
일본 상공에서 목격된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가 잃어버린 장비 가방의 모습. 일본의 우주 비행사가 우주정거장에서 후지산을 관측하던 중 발견해 촬영했다. 엑스(옛 트위터) @RikyUnreal 갈무리
일본 상공에서 목격된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가 잃어버린 장비 가방의 모습. 일본의 우주 비행사가 우주정거장에서 후지산을 관측하던 중 발견해 촬영했다. 엑스(옛 트위터) @RikyUnreal 갈무리

당분간 밤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우주 비행사의 ‘공구 가방’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 비행사가 우주 정거장(ISS) 정비 중 실수로 잃어버린 가방이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인디펜던트의 보도와 나사 공식 블로그를 보면, 지난 1일(미국 현지시각) 나사의 우주 비행사 2명은 6시간42분 동안 정거장 외부의 태양광 패널 등의 부품 교체와 정비를 하고 정거장 안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도구 가방 1개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정거장 외부 작업 중에 분실한 것이다.

나사는 최근 블로그에 “부주의로 공구가방을 잃어버렸다”며 “정거장 외부를 촬영하는 카메라를 통해 가방을 찾았으나, 임무에 더이상 가방 속 장비들이 필요하지 않았다. 궤적을 분석했을 때 정거장과 접촉할 위험이 없고, 안전하다는 판단에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천문 사이트인 ‘어스스카이(EarthSky)’의 분석을 인용해 가방이 몇달 동안 우주에서 지구를 돌다가 내년 3월에 대기권에 진입해 분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1일 우주비행사 2명이 우주정거장 외부 부품 교체와 수리를 하고 있다. 당시 이들은 작업 과정에서 실수로 공구 가방을 분실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블로그 갈무리
1일 우주비행사 2명이 우주정거장 외부 부품 교체와 수리를 하고 있다. 당시 이들은 작업 과정에서 실수로 공구 가방을 분실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블로그 갈무리

분실한 가방은 정거장에 탑승한 일본 우주비행사들이 후지산을 관측하는 과정에서 목격해 사진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흰색의 공구 가방은 약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상당의 값어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가방 안에 어떤 도구가 있는지에 대해 나사가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가방은 다른 인공위성 잔해처럼 우주쓰레기로 정식 분류됐다.

어스스카이는 맑은 하늘일 경우 쌍안경으로 지구에서 가방을 희미하게나마 관측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가방은 우주정거장 주변에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우주정거장이 전 세계 각 지역을 언제 지나가는지 정보를 제공하는 나사의 ‘스팟 더 스테이션(spotthestation.nasa.gov)’ 누리집 또는 앱에서 정거장의 위치를 확인하고 관측하면 된다고 한다. 스팟 더 스테이션 누리집은 “정거장이 지구에서 하늘을 관측할 때 세번째로 밝은 물체이며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푸에르토리코서 11일(현지시각) 저녁 7시15분에 촬영된 영상에서 우주비행사가 분실한 가방이 포착됐다. 어스스카이(EarthSky) 누리집 갈무리
푸에르토리코서 11일(현지시각) 저녁 7시15분에 촬영된 영상에서 우주비행사가 분실한 가방이 포착됐다. 어스스카이(EarthSky) 누리집 갈무리

누리집에서 서울을 기준으로 정거장이 지나는 시간을 확인해보면, 11월엔 14일부터 21일까지 저녁 6~7시 정거장이 서울 상공을 지나간다. 우주정거장이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관측할 수 있는 시간은 1~5분 사이다. 미국 우주군사령부가 운영하는 위성 정보 서비스(www.space-track.org)에서도 우주쓰레기로 분류된 가방의 추적번호(#58229 / 1998-067WC)를 활용해 각 지역을 지나는 위치와 시간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우주비행사들이 가방을 우주에서 분실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인디펜던트는 1965년에 장갑을, 2008년에 공구 가방을, 2017년엔 부품 파편 등을 우주비행사들이 분실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유럽우주국의 지난 9월 자료를 인용해 우주에 가방 같은 3만5000개 넘는 물건의 잔해가 떠다닌다고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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