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병원이 고액을 받고 가짜 출생증명서를 발행해 온 것으로 드러나 공분이 일고 있다.
8일 신경보 등 중국 매체 보도를 보면, 후베이성 상양의 한 산부인과가 건당 9만6천위안(1700만원)을 받고 가짜 출생증명서를 발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의뢰인이 브로커를 통해 돈을 내면, 병원은 아기 출생 증명과 산모 진료 기록, 아기 예방 접종 기록 등을 발급해 줬다. 의뢰인이 낸 돈 가운데 6만6천위안을 의사가 갖고 중간 브로커와 병원 직원들이 3만위안을 나눠 가졌다.
이런 사실은 허난방송의 한 기자가 한 달 넘게 잠입 취재한 끝에 드러났다. 상양시 위생 당국은 지난 6일 전담반을 파견해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자료를 확보했다.
이 사건은 바이두 등 중국 포털에서 인기 기사 1위에 오르는 등 주민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영어로 제작되는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도 해당 기사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6일 중국 베이징 즈진청(자금성) 앞에 차가 지나가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 주민들의 분노가 큰 것은 가짜 출생증명서가 아동 매매에 이용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아동 납치 사건이 한 해 수 만명에 이를 정도로 빈번하며, 가짜 출생증명서가 유괴된 아동을 양성화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유괴 아동이 가짜 출생증명서를 갖게 되면 아동을 찾는 게 더욱 어려워진다.
지난 2021년 납치된 아들을 찾던 아버지가 24년 만에 유괴된 아들과 재회했고, 14년 만에 잃어버린 아들을 찾았는데 아들이 친부모가 아닌 양부모와 살겠다고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 공안은 실종된 아이를 찾기 위해 유전자 정보를 활용하고 있으나, 유전자 정보가 등록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애를 먹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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