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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뒤통수 칠 거야?”

등록 2006-03-27 20:01

26일 캠프데이비드 별장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온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워싱턴/AP 연합
26일 캠프데이비드 별장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온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워싱턴/AP 연합
“후세인한테 미군 정보 넘겨줘” 배신감 토로
이란핵 문제로 유엔 안보리서도 힘겨루기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심각하게 삐걱이고 있다. 이란에 이어, 이번엔 미 국방부의 이라크 문건이 불을 질렀다. 미 국방부는 지난 24일 “2003년 미국의 이라크 공격 전에 러시아가 미군 정보를 빼내 후세인 정권에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긴 이라크 비밀문건 2건을 공개했다. 사실 여부는 모른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그러나 곧바로 러시아 정부가 반발했다. 미국 내부에선 러시아와의 관계 재설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미 상원 정보위는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중진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만약 (이라크 문건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완전히 재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사정보 유출은 미군 생명과 직접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공화·민주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은 강력한 대응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취약한 국가안보정책’을 공격할 호재로 삼고 있다.

부시 행정부도 “사실 확인중”이란 단서를 달지만 러시아 비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6일 <엔비시(NBC)>에 출연해, “만약 외국정부가 군사정보를 이라크에 넘겨줬다면 매우 우려할만한 일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러시아에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러시아 해외정보국은 25일 성명을 통해 “비슷한 주장은 전에도 나왔다. 우리는 근거 없는 주장에 답변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부시 행정부가 이란 문제에서 자신들을 압박하기 위해 일부러 이라크 비밀문건을 공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최근 유엔 안보리의 이란 결의안을 둘러싸고 대립해왔다. 만장일치로 이란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려는 미국과, 이것이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러시아의 힘겨루기다. 러시아는 2002년 유엔의 이라크 제재결의안을 전폭 지지해준 걸 후회하고 있다.

부시 1기 행정부 때만 해도 부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는 아주 좋았다. 부시는 친한 외국정상들만 초대하는 크로포드목장에 푸틴을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2기 행정부 들어 관계가 급랭했다. 부시가 러시아를 ‘전세계 민주주의 확산’ 대상으로 지목한 게 발단이었다. 최근의 잇딴 갈등은 두나라 관계가 부시 행정부에선 나아지기 힘들다는 징표로 받아들여진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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