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가 0.1% 상승했다. 7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높아졌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올랐다고 밝혔다. 식품 물가와 상품 물가가 각각 1.7%, 0.7% 하락했으나 비식품 물가와 서비스 물가가 0.5%, 1.3% 상승했다. 올해 1~8월 누적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달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0.3%로, 2년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지난 3월 0.7%로 1% 아래로 내려간 뒤 줄곧 0%대를 유지하다, 7월에는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소비자물가가 한 달 만에 상승세로 바뀌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경제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의 노동시장이 회복되지 않고 있고 가계 소득에 대한 기대도 불확실하다며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7월 말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당국이 내놓은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당시 중국 당국은 소비 독려와 해외 투자 적극 유치 등의 대책을 내놨다. 이날 소비자물가와 함께 발표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3.0% 하락했다. 이는 지난 7월 4.4% 하락한 것에 비해 낙폭이 줄어든 것이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1.3%를 기록한 뒤 11개월 연속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일 발표된 중국의 8월 수출액도 감소세가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날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중국의 8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9.2% 감소)보다 높은 것이며,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던 6월(-12.4%)과 7월(-14.5%)에 비해서도 호전된 것이다.

중국 수출이 두 달 만에 감소세가 누그러지면서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