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네시주 브라이츠 동물원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민무늬 기린이 태어났다. 브라이츠 동물원 페이스북 갈무리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민무늬 기린이 태어났다. 동물원은 얼룩 무늬 반점이 없는 기린이 태어난 것은 51년 만이라고 밝혔다.
22일(현지 시각) 시비에스(CBS)는 미국 테네시주 브라이츠 동물원에서 지난달 31일 민무늬 암컷 기린이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동물원에서 공개한 사진을 보면, 새끼 기린의 몸에는 아무런 무늬 없이 갈색 털만 나 있다. 반면 어미 기린은 흰색 바탕에 갈색 얼룩무늬를 지니고 있다. 어미의 보살핌을 받으며 새끼 기린은 180㎝ 넘게 성장했다고 현지 매체 더블유제이에이치엘(WJHL)은 전했다.
이 새끼 기린은 그물무늬기린인데 갈색과 주황색 반점이 있는 기린의 한 종으로, 아프리카에서 주로 서식한다. 2018년에는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됐다.
미국 테네시주 브라이츠 동물원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민무늬 기린이 태어났다. 브라이츠 동물원 페이스북 갈무리
동물원은 이 새끼 기린이 전 세계에서 유일한 민무늬 기린이라고 추정했다. 동물원 책임자인 데이비드 브라이트는 “이 새끼 기린이 지구에서 유일한 민무늬 기린이라고 믿고 있다”며 “민무늬 기린이 태어난 날부터 다른 동물원 전문가들에게 문의했지만 아무도 민무늬 기린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더블유제이에이치엘은 전했다. 그는 시비에스에 “마지막으로 기록된 민무늬 기린은 1972년 도쿄에 있었다”고 말했다. 토시코라는 이름의 이 기린은 일본 도쿄의 우에노 동물원에서 태어났다.
지난 2016년 케냐에서 발견된 흰 기린은 백변종(루시즘)으로 피부는 희지만 눈 등 연한 조직은 검다. 케냐 이샤크비니 히롤라 커뮤니티 보전기구 제공
지난 2016년 케냐에서도 흰 기린 한 마리가 발견된 바 있다. 이 기린은 2019년 흰 기린 새끼 2마리를 출산했다. 그러나 이들 기린은 색소 침착으로 피부는 희지만 눈은 검은색인 백변종(루시즘)을 앓고 있었다. 피부 병변 등이 아닌 민무늬 기린이 태어난 것은 51년 만인 셈이다. 동물원은 이 새끼 기린에 대한 혈액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동물원 설립자인 토니 브라이트는 “민무늬 새끼 기린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며 기린 보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며 “야생 기린은 소리 없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3년 동안 야생 기린 개체군의 40%가 사라졌다”고 말했다고 시비에스는 전했다.
동물원은 이날 새끼 기린의 이름을 투표에 부쳤다. 동물원 쪽이 제시한 후보는 모두 네가지다. 독특하다는 의미의 키페키, 특이하거나 특별하는 뜻의 피리얼리, 가장 아름답다는 의미의 샤키리, 위대한 아름다움 가운데 하나라는 뜻의 자멜라다. 투표는 다음달 4일까지 진행한다.
미국 테네시주 브라이츠 동물원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민무늬 기린이 태어났다. 브라이츠 동물원 페이스북 갈무리
조윤영 기자
jy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