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역사유적지가 밀집한 지역에서 13세기 지어진 한 사원 근처에서 소년들이 그네를 타고 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집트 정부가 수도 카이로 전체를 ‘열린 박물관’으로 전면 개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집트 도시개발기금 의장 칼레드 시디크는 20일 도시 전체가 역사적 유적지인 카이로의 고고학 특성을 보존해 카이로를 열린 박물관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고 신화 통신 등이 전했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 2021년부터 이집트의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카이로 전체를 복구하는 작업은 2030년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총 5단계에 걸쳐 완성되는 이번 프로젝트에 약 1000억이집트파운드(4조344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된 카이로는 도시 전체가 광활한 유적지다. 2024년 말까지 완료될 예정인 1단계 작업에서 지금까지 모스크, 성채 벽, 오래된 거리의 성문 등이 복구됐다. 시디크 의장은 “(카이로에는) 절대적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역사적, 고고학적, 도시적 중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복구 작업은 난제도 산적해있다. 좁은 거리, 노후화된 건물, 교통 혼잡, 노점상 등으로 통제가 안 되는 시장으로 인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시디크 의장은 말했다. 높은 비용도 복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시디크 의장은 이번 복원의 목표가 문화유산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지역 주민의 생활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라며 “관광객들은 오래된 건물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카이로의 삶을 보고 싶어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관광객들이 카이로에서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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