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크렘린궁 광장에서, 24일 벌어진 반란에 대처한 군인들의 공로를 치하하며 “여러분이 격변에서 조국을 구했고 사실상 내전을 막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약 2500명의 군인이 모인 이날 광장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도 모습을 보였다. 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기간 민간 용병 바그너(와그너) 그룹에 필요한 자금을 전적으로 지원했다며,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게 지난 1년간 쓴 2조5천억원 예산의 용처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27일 <아에프페>(AFP),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 내부 광장에 모인 약 2500명의 군인들 앞에서 프리고진의 바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민간 용병으로 참여한 기간에 전적으로 러시아 정부 예산에 의존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국가 예산과 국방부를 통해 바그너 그룹의 자금을 전액 지원했다”면서 “나는 전체 바그너 그룹의 재정이 완전히 국가에 의해 보장됐음을 여러분들이 알길 바란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1년간 바그너 그룹 인건비로 860억 루블(약 1조3150억 원) 이상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기간 프리고진은 기존에 운영해온 케이터링 사업으로 참전 인건비와 비슷한 규모의 돈을 동시에 벌었다고 푸틴 대통령은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국가가 (전쟁 기간)사실상 바그너 그룹의 유지를 맡았음에도 콩코드 기업의 소유주(프리고진)는 군에 음식을 공급하고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연간 800억 루블(약 1조2230억원)을 벌었다. 바그너 그룹과 수장에 지급된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당국이 조사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반란 진압에 참여한 보안군, 국가근위대 등 군인들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한 자리로, 지난 24일 반란 이후 푸틴 대통령이 방송이 아닌 현장에 처음 연설한 것이다. 이날 현장에는 프리고진이 처벌을 요구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도 있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24일 반란을 진압한 군인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여러분이 격변에서 조국을 구했고 사실상 내전을 막았다. 여러분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명확하고 조화롭게 행동했고, 행동으로 국민에 대한 충성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이들 덕분에 우크라이나 격전지에서 전투부대를 진압에 차출할 필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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