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침공 3주년을 이틀 앞둔 18일 세계 곳곳에서 반전시위가 벌어졌다. 18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위대가 분장한 얼굴로 반전시위에 참가하고 있다.(위쪽) 19일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의 참석자들이 이라크의 참상을 고발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가운데) 18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반전시위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가면을 쓴 참가자가 악마의 숫자 ‘666’이 새겨진 왕관을 쓰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아래쪽) 아테네·서울·뉴욕/AFP 연합
미군 침공 3돌 앞두고 뉴욕·런던 등 집회
부시, 지지율 하락속 “결정 옳았다” 강변
부시, 지지율 하락속 “결정 옳았다” 강변
미국의 이라크 침공 3주년을 이틀 앞둔 18일 미국을 비롯해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철군을 요구하는 시위와 집회가 일제히 열렸다. 반전시위는 19일에도 이어져 20일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 침공은) 옳았다”며 철군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 샌프랜시스코에선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시내 중심가를 행진하며 반전구호를 외쳤다. 집회 주최 쪽은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의 참여에 깜짝 놀랐다고 <샌프랜시스코 크로니클>이 전했다. 집회 주최자 가운데 한사람인 레이첼 히어포드(22)는 “세금이 (이라크에) 쓰이는 데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점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퀘어에선 1천명 이상이 모여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 결정을 비난했다. 참석자들은 “이라크와 한국, 필리핀에서 전쟁기계 미국을 멈추게 하자”는 구호를 외쳤다고 <에이피(AP)통신>이 전했다. 워싱턴에선 딕 체니 부통령 관저 앞에 200여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한 참석자는 얼굴에 부시 대통령의 가면을 쓰고, 손엔 가짜 피를 묻힌 채 지나가는 차량들에 동참을 호소했다. 이날 공개된 <뉴스위크>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36%까지 떨어졌다. 부시의 이라크정책 지지율도 29%까지 떨어졌다. 반대는 65%로 올랐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주례연설에서 3년 전의 이라크 침공이 “어려웠지만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에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선 더 많은 싸움과 희생이 필요하다”며 “미국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이라크를 넘겨주지 않고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이날 정오부터 영국군의 이라크 철군을 요구하는 시위대 수천명이 주요 거리들을 장악했다. 한 반전단체 관계자는 “마지막 영국군이 바그다드를 떠나는 순간까지 (반전운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프랑스 파리, 스페인 마드리드, 스웨덴 스톡홀름, 덴마크 코펜하겐, 터키 이스탄불 등지에서도 반전집회가 잇따랐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는 500여명의 시위대가 “부시는 테러리스트”라는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했다. ‘전쟁에 반대하는 학생들’이라는 단체의 패디 깁슨은 미국이 이끄는 연합군이 이라크에 계속 주둔한다면 이라크의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도 2000여명이 거리시위를 벌였다.
일본 도쿄에서는 2000여명이 집회를 열어 이라크에 파견된 자위대의 철수를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이라크 점령 중지”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한 참가자는 “이라크전은 불법”이라며 “자위대와 다른 외국 군대의 조속한 이라크 철수를 원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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