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벨라루스에 대한 전술핵 배치를 오는 7월7~8일에 준비가 끝나는 대로 즉각 시작할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9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에서 “모든 것은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푸틴은 “7월7~8일에 관련 시설들이 준비가 완료될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는 즉각 벨라루스 영토에 무기 배치와 관련한 행동들을 시작할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25일 푸틴 대통령은 오는 여름까지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과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사흘 뒤인 벨라루스 외교부도 28일 이를 공식 확인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3월31일 국정 연설에서는 “푸틴과 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전략 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국내외에서 우리를 파괴하려고 하는 외국의 악당들은 이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핵무기를 포함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우리의 주권과 독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빅토르 크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은 지난 5월25일 민스크에서 벨라루스에 러시아 핵무기를 보관하는 절차를 확정하는 문서에 서명해,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를 위한 공식절차를 마련했다.
미국 등 서방은 벨라루스에 러시아 핵무기 배치가 핵확산에 중대한 우려라며 비판과 반대를 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일축해왔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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