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의 디즈니 월드 놀이공원.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디즈니가 보수적 성향의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10억달러에 상당하는 새로운 사옥 건립 계획을 취소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18일 플로리다에 약 10억달러를 투자해 건립하려던 새 사옥 복합 시설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캘리포니아 등지에 있던 직원들이 옮겨올 새 복합 사옥을 플로리다주 올랜도 인근 레이크 노라에 지을 예정이었다. 디즈니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 투자계획이 발표된 이후 “엄청난 변화”의 결과로 이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디샌티스 주지사와의 갈등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변화하는 사업 환경”은 양쪽 사이의 고조되는 갈등과 분쟁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이매지니어스’라는 주제공원 연구개발 부서 등을 플로리다로 옮겨 새로운 복합 사옥 시설을 만들려고 했었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약 12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직원 2천여명이 플로리다에 유입된다. 또한, 이 시설 자체가 8억6700만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올랜도 비즈니스 저널>이 보도했었다.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의 ‘디즈니 월드’ 놀이공원은 연간 5천만명이 방문해 플로리다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디즈니와 디샌티스 주지사 정부는 지난해부터 디샌티스 지사가 강조하는 보수적 가치의 적용을 놓고 분쟁을 벌여왔다.
디샌티스는 디즈니가 공립학교에서 성적 취향이나 젠더 정체성에 대한 논의를 금지하는 주법을 반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플로리다 주 당국은 월트디즈니가 디즈니월드가 약 100㎢ 면적인 ‘리디 크릭 임프루브먼트 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조처를 했다. 이 지구는 디즈니가 자치권을 행사하는 자치구이다. 공화당이 다수인 플로리다 주의회는 디샌티스 지사에게 이 지구의 자치위원을 임명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디즈니는 이 조처를 놓고 소송을 제기했다. 디즈니는 “특정 주 관리들에게 인기가 없는 정치적 견해를 표방했다는 이유로 디즈니에 보복하려는 정부권력을 무기화하려는 운동”이라고 주 의회 조처를 비난했다.
디샌티스 주지사 사무실은 이날 성명에서 “디즈니는 2년 전에 레이크 노라 캠퍼스 가능성을 발표했는데, 그 프로젝트에서 아무것도 나온 것이 없고, 주는 그것이 결실을 볼 지 확신하지 못한다”며 “추락하는 시장 점유율과 주가 하락 등 그 회사의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그들이 사업을 구조조정을 하고 실패한 사업들을 취소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반응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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