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유대 극우민족주의자들이 18일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점령을 기념하는 ‘예루살렘의 날 ’을 맞아, 이 도시 구시가지에서 깃발 행진을 벌이면서 팔레스타인 주민과 기자들에게 돌을 던지는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치안장관까지 포함된 극우 세력들이 예루살렘 구도시에서 폭력을 행사하고 인종주의적 구호를 외치는 행진을 했다.
이스라엘 극우 민족주의자 수천명은 18일 예루살렘 구도시의 무슬림 지구로 행진하면서 이를 취재하던 언론인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은 지난 1967년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들을 상대로 벌여서 승리한 ‘6일전쟁’을 통한 동예루살렘 점령을 기념하는 ‘예루살렘의 날’ 이다.
이들은 다마스쿠스 게이트 앞에서 팔레스타인 주민과 외국 기자들에게 돌과 병을 던지고 몽둥이를 휘둘렀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또 “아랍인에게 죽음을” “유대인은 영혼, 아랍인은 창녀의 자식” “너희 마을이 불탈 것”이라는 막말을 구호로 외치고 환호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예루살렘 구시가지를 통과해 유대인들에게 기도가 허용된 통곡의 벽까지 행진했다.
이 행진에는 인종주의 범죄 전력이 있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치안장관 등 이스라엘 각료들까지 참가했다. 벤그비르는 “예루살렘은 영원히 우리 것이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의 날’ 행사는 최근 들어서 이스라엘 극우 세력들의 위력 과시 그리고 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의 독점권 과시를 위한 무대로 바뀌어 왔다. 예루살렘은 유대교 뿐 아니라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 공통의 성징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 행사를 명백한 도발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스라엘 극우세력들이 행진하는 길목에 있는 팔레스타인 상가는 이날 영업을 중단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 앞에서 “행진이 예정대로 진행되도록 했다”며 “예루살렘은 영원히 분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우 성향의 일부 장관들과 의원들은 이날 아침에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있는 이슬람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 경내를 기습 방문해 무슬림을 자극했다. 유대 극우 민족주의자들의 알아크사 사원 경내 방문은 이 사원을 포함한 동예루살렘 전체에 대한 자신들의 소유권을 과시하려는 행위이다.
이스라엘 경찰은 불법 행위를 막겠다고 다짐했으나, “단지 양쪽의 소수만이 선동하려고 했을 뿐이다”고 유대 극우 민족주의 세력들의 폭력과 인종주의 행태를 수수방관했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는 이날 동예루살렘에서 유대 극우 민족주의자 행사는 “도발적인 행위”라며, 벤그비르 장관 및 브살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등 이스라엘 극우 각료들이 “분쟁의 씨를 심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