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민당의 총통 후보 허우유이 신베이 시장이 17일 타이베이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다. 타이베이/AP 연합뉴스
대만 야당인 국민당과 민중당이 내년 1월 총통 선거 후보를 확정했다. 중국과 대만 사이 양안 관계는 물론 미·중 관계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 될 대만 총통 선거가 집권 민진당·국민당·민중당 등 3파전 구도로 시작됐다.
<대만 중앙통신> 등 보도를 보면, 17일 주리룬 국민당 주석은 “과학적 통계와 당적을 가진 시장, 입법위원(국회의원 격) 등의 공통된 의견을 근거로 허우유이 신베이 시장을 총통 선거 후보로 지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허우 시장은 후보 지명 뒤 “우리가 정권 교체를 원한다면 파괴적인 변화의 결심을 해야 한다”며 “선거에 나서려면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허우 시장은 경찰 출신으로, 2018년부터 신베이시 시장으로 재직해왔다. 국민당 후보 자리를 놓고 허우 시장과 경쟁한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는 축하의 뜻을 전하며 허우 시장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3당인 민중당도 이날 커원저 주석을 총통 선거 후보로 지명했다. 커 주석은 의사 출신으로 타이베이 시장을 지냈다. 집권 민진당은 가장 이른 지난달 중순 라이칭더 부총통을 총통 선거 후보로 지명한 바 있다.
이로써 내년 1월13일 입법위원 선거와 함께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는 3명의 유력 주자가 다투는 구도가 됐다. 2016년 집권한 민진당은 친미·반중 정책을 펴며, 국민당은 친중 성향이 강하다. 민중당은 둘 사이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중도층을 공략하고 있다. 어느 당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양안 관계가 큰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이 변화는 다시 미-중 관계 전반에까지 적잖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진당의 라이 부총통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대만민의기금회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라이 부총통이 35.8%의 지지율로 허우 시장(27.6%), 커 주석(25.1%)을 앞섰다. 향후 국민당과 민중당 간의 야권 후보 단일화 추진 여부가 주목된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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