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부부가 파파라치들에 의해 추적당하기 직전인 16일 ‘우먼 오브 비전상' 시상식장에서 떠나는 모습. BBC 누리집 갈무리
영국 왕실과 불화 중인 해리 왕자 부부가 미국 뉴욕에서 파파라치들이 탄 자동차들로부터 “거의 재앙적” 수준의 추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 왕자의 어머니 다이애나도 비슷한 상황에서 파파라치들을 따돌리려다 교통 사고를 당해 숨진 바 있다.
해리 왕자 부부가 16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린 한 시상식에 참석한 뒤 귀가하다가 거의 2시간 이상 동안 “극도로 공격적인 파파라치 떼”들에 의해 “가차없는 추적”을 당해서 “거의 수차례나 충돌할 뻔” 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이 18일 전했다. 이들은 해리 왕자 차량을 따라잡으려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인도로 주행하고, 일방통행로에서 역주행하는 등 난폭한 운전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자 부부는 이날 미즈 재단의 ‘우먼 오브 비전상’ 시상식에 참석한 뒤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을 타고 행사장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사진사들이 따라잡자 경호팀을 보조하는 경찰관의 도움으로 시상식장에서 14개 블록 떨어진 경찰서로 갔다. 부부는 경찰서에서 상황이 진정되기를 잠시 기다린 뒤, 안전해졌다는 판단에 이번엔 택시를 타고 출발했다. 하지만, 출발한 지 10분이 지나 자신들이 여전히 추적당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후 경찰서로 되돌아와 경호 차량으로 바꿔 타고 출발해야만 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여러 소셜 미디어에 뉴욕 택시 뒷자리에 탄 해리 왕자 부부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고 보도했다.
왕자 부부는 자기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공포에 질리고, 지쳤으나, 복귀에 안도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왕자 부부가 탑승한 택시를 운전한 운전사는 <에이피>(AP) 통신에 “경찰이 차를 세워서, 왕자 부부와 왕자의 장모를 탑승시켰다”며 “운전하는 내내 그들이 따라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 사건을 추적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았다. 왕자 부부의 대변인은 “공인은 어느 정도 대중의 관심을 받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의 안전이 희생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뉴욕 경찰 당국은 여러 명의 파파라치 사진사들이 이번 일을 벌였고, 체포·부상·충돌은 없었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