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시민들이 공습으로 무너진 집을 살펴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람 지하드’가 5일간의 무력충돌 끝에 휴전에 합의했다.
지난 9일부터 교전을 벌여온 이스라엘군과 지하드가 이집트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다고 13일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지하드는 모두 이집트의 중재 노력에 감사의 뜻을 밝히는 입장을 발표했고, 13일 밤 10시부터 휴전 합의의 효력이 발생됐다.
이번 충돌은 지난 2일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의 고위 간부인 카데르 아드난이 이스라엘 감옥에서 단식투쟁을 벌이다 숨진 일이 계기가 됐다. 아드난이 숨지자 이슬람 지하드는 이스라엘을 겨냥해 로켓을 발사했고 이스라엘도 보복에 나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후 지난 9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습해 이슬람 지하드의 고위 사령관 3명을 살해하고, 다음날 이슬람 지하드도 보복 공격을 해 충돌이 격화됐다. 이번 유혈사태로 팔레스타인에서는 어린이와 여성 등 민간인 13명을 포함해 33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에서도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양쪽은 휴전 개시 1시간 뒤까지도 로켓을 발사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곧 잠잠해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휴전 이후에는 추가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휴전 합의를 했더라도 또 다른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번 합의 과정에서는 수년간 반복되는 전투의 원인인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그리고 또 다른 무장단체인 이슬람 지하드의 대규모 무기 보유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요르단강 서안, 동예루살렘)에 대해 논의하지 못해서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예루살렘의 날’ 행진도 우려되는 불씨다. 예루살렘의 날은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요르단의 영토였던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것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예루살렘의 날에는 유대 극우 단체들이 예루살렘 옛 시가지에서 행진을 벌여, 팔레스타인인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로 꼽힌다. 2021년에도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의 날 행진을 벌이자,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예루살렘을 향해 로켓 공격에 나서 11일 전쟁이 벌어졌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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